[데스크 칼럼] 유리천장 깨뜨린 문재인 대통령
[데스크 칼럼] 유리천장 깨뜨린 문재인 대통령
  • 신아일보
  • 승인 2017.05.1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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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라 편집부 팀장
 

문재인 대통령의 파격 행보가 연일 눈길을 끌고 있다.

업무지시도, 일정도, 경호도, 하물며 영부인의 행보도 모두가 파격적이지만 ‘파격행보’에 인선을 빼놓을 수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에도 파격 인사를 이어갔다.

공정거래위원장에 ‘재벌 저격수’로 통하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내정했다. 김상조 교수의 내정 소식이 알려지자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와 잘 맞는다는 평과 함께 재벌들 긴장하고 있다는 기사가 전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더 파격적인 인사 소식이 추가로 전해졌다. 보훈처장에 피우진 예비역 중령을 임명한 것이다.

조금은 생소한 이름을 듣고 검색했다가 많은 사람들이 놀람을 금치 못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보훈처장의 탄생이다. 그녀가 단순히 보훈처장의 자리를 꿰차서 놀란 것이 아니라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던 그녀의 파란만장한 인생스토리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최초 여성 헬기 조종사’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그녀는 지난 2002년 유방암에 걸려 투병하다가 병마를 이겨냈지만 2006년 군 신체검사에서 장애 판정을 받고 강제 퇴역조치 당했다. 국방부의 강제 퇴역 조치에 맞서 인사소청을 냈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행정소송도 불사했다.

결국 소송에서 이긴 그녀는 2008년 국방부의 부름을 받아 복귀할 수 있었다.

그녀가 남성들의 집단으로 불리는 군대의 유리천장을 뚫고 이 자리에 올랐다는 히스토리가 전해지자 많은 사람들의 찬사와 격려가 쏟아지기도 했다.

최근 공기업 유리천장과 대기업 유리천장에 관련된 뉴스가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다. 유리천장이란 여성들의 고위직 승진을 막는 조직 내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결코 깨뜨릴 수 없다는 뜻의 이 단어가 여성들에게는 눈엣가시와 같으면서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이게 비단 공기업과 대기업에만 적용되겠는가. 대한민국 모든 기업에는 보이지 않는 유리장벽이 분명히 존재한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대우 해달라는 게 아니고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하지 말아달라는데 그것조차도 아직은 무리인 기업이 태반인 것이다.

여성임원을 승진시키려 해도 대상자가 없어서 고민이라는 기사는 이제 충격적이지도 않게 느껴진다. 승진대상자에 여성이 없는데 자격도 안 되는 직원을 억지로 승진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성에게도 공평한 승진의 문은 열려 있어야만 한다.

최근 한 구직사이트 조사결과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4곳이 경력단절여성의 채용을 꺼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30~40대 여성의 절반이상은 경력단절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출산과 육아를 병행하는 시기에 짧게는 6개월에서 2~3년 길게는 10년 이상의 경력단절이 찾아오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 능력치는 도태될 것이고 자신감은 결여될 것이며 존재감은 무뎌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승진대상의 여성 부재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여성들이 그렇진 않다. 여자라는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여성들도 무수히 많다. 그런 이들에게 존재하는 유리천장은 분명히 깨져야 하고 깨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피우진 보훈처장의 인사가 더욱 반갑고 놀라운 것이다.

이번 인사는 유리천장을 높게만 생각하고 두려워하는 모든 여성들에게 희망을 주는 파격적인 인사임에 틀림없다.

새 정부가 지금처럼 격의 없고 차별 없는 혁신적인 정책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길 바란다. 

/고아라 편집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