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어리석다" 구학서 신세계 고문 '도마위'
"국민 어리석다" 구학서 신세계 고문 '도마위'
  • 전근홍 기자
  • 승인 2017.05.1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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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이대특강서 文정부 비판… 여성비하 발언도
신세계 측 “오랜 전 일선 물러난 임원 발언일 뿐”
▲ 구학서 신세계 고문

구학서 신세계 고문이 이화여대 특강에서 국민성을 폄훼한 발언을 해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를 우매한 군중이 촛불로 만들어낸 정권으로 비유하고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정부가 번복한다면 미개한 국민성을 드러내는 꼴이란 발언을 해서다.

18일 이화여대 학내 커뮤니티에는 지난 17일 구학서 고문이 경영대 ‘경영정책’ 수업에서 특강에서 한 이 같은 발언으로 반발 여론이 거세다.

해당수업은 기업 최고 경영자들이 특강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수업으로 학사 졸업 대체를 위해 수강률이 높다.

이날 구 고문은 플라톤의 말을 인용해 “2400년 전에 우매한 군중에 의해서 이끌어지는 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했다”며 “촛불로 바뀐 정권은 우매한 민중이 이끄는 민주주의”라는 현 정권을 폄훼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어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현 정부가 위안부 합의를 번복하려고 하는데 국민성의 문제다”라는 식의 발언을 이어갔다.

여성비하 발언도 구설에 올랐다. 구 고문은 “낮에 여자들끼리 골프장을 다니는 나라는 한국 뿐”이라며 “호텔 레스토랑에도 저부 여자다”는 식으로 여성성을 조롱하는 발언을 했다.

이에 당시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 대부분이 반발해 특강은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마무리 됐다.

이 같은 일에 대해 김성국 이대 경영대학장은 “해당 수업은 CEO의 경영철학과 경영 노하우를 듣는 과목”이라며 “구 고문의 발언은 강의 목적에도 맞지 않았던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향후 구학서 고문의 강연을 없을 것”이라며 “재발방지를 위해 구 고문의 강의 위촉 해지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혔다.

김재곤 신세계 홍보담당 상무는 이와 관련, “오래전 일선에서 물러난 임원의 발언이다”며 “그 분에 대해서 전혀 알지도 강연을 하시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신세계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일인데 기사화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선을 그었다.

구 고문은 1972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비서실 과장, 제일모직 경리과장 등으로 일하다 1996년 신세계 경영지원실로 옮겼고, 1999년 신세계 대표이사를 거쳐 전문경영인으로서는 드물게 2009년 그룹 회장에까지 오르며 ‘샐러리맨의 신화’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신아일보] 전근홍 기자 jgh2174@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