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봉투 만찬' 파문 이영렬·안태근 사의 표명(종합)
'돈 봉투 만찬' 파문 이영렬·안태근 사의 표명(종합)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5.1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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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감찰 지시 하루만… "조사 성실히 임하겠다"
김수남 이어 잇따라 사의표명… 檢 수뇌부 공백
▲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왼쪽)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간 '돈봉투 만찬사건'에 대한 감찰을 법무부와 검찰청에 지시했다.(사진=연합뉴스)

본격적인 감찰이 예고된 '돈 봉투 만찬' 파문에 휩싸인 이영렬(59·사법연수원 18기)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51·20기) 법무부 검찰국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김수남 검찰총장에 이어 검찰 내 주요 요직으로 '빅2'로 꼽히는 이 지검장과 안 국장까지 사의를 표하면서 검찰 수뇌부 지휘부의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지검장은 18일 오전 취재진에게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합니다. 공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감찰조사에는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그간 많은 도움에 감사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안 국장도 법무부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사건에 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현 상황에서 공직 수행이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돼 사의를 표명하고자 합니다. 사의 표명과 무관하게 앞으로 진행될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이 지검장과 안 국장의 사의 표명은 문재인 대통령이 해당 의혹에 대해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직접 감찰을 지시한 지 하루 만이다.

이 지검장과 안 국장의 사의로 다음 달께 새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인사가 마무리되고서 이어질 검찰 인사가 매우 큰 폭으로 이뤄질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촉매제로 공직기강 확립과 '검찰 개혁'을 위한 정부의 대대적인 쇄신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이로 관측하고 있다.

앞서 이 지검장과 특수본에 참여한 간부 검사 7명은 안 국장 및 검찰국 검찰 1·2과장과 함께 지난달 21일 서울 서초구의 한 음식점에서 만찬을 했다. 

특수본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게이트의 핵심 인물을 재판에 넘기고 수사를 종료한 지 나흘 만이다.

안 국장은 우 전 수석이 작년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뒤 그와 여러 차례 휴대전화로 통화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또 이 자리에서 안 국장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간부들에게 70만~100만원 정도가 든 돈 봉투를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검장도 검찰국 과장급 간부들에게 역시 돈 봉투를 건넸으나 검찰국 측이 다음날 반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측의 회동은 우 전 수석을 철저하게 수사하지 못했다는 비판과 검찰의 투명성이 여론의 도마에 오른 가운데 이뤄져 사려 깊지 못했다는 비판론에 휩싸였다.

이에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7일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이 지검장 등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법무부 감찰위원회와 대검찰청 감찰본부를 엄정히 조사해 공직기강을 세우고 청탁금지법 등 법률위반이 있었는지도 확인한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문 대통령이 가장 시급한 개혁 대상으로 지목해왔던 검찰에 대한 쇄신 작업이 본격화됐다고 해석하고 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