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걸린 韓美 정상외교… 홍석현, 방미 첫날 트럼프 접견
시동걸린 韓美 정상외교… 홍석현, 방미 첫날 트럼프 접견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5.1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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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계·북핵 문제 등 논의… 사드는 언급안돼
트럼프 북핵 문제서 '평화' 첫 언급… "조건 되면"
맥매스터 보자관과 별도 면담서 사드 문제 논의
▲ 대미 특사인 홍석현 한반도포럼이사장이 17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파견한 대미특사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이 방미 첫날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대통령 친서를 직접 전달함에 따라, 한미 정상외교 복원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홍 특사를 백악관 집무실에서 따로 만나 한미 관계와 북핵 문제를 긴밀히 논의했다는 점에서 이른바 '코리아 패싱(한반도 관련 논의에서 당사자인 한국을 배제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불식할 수 있게 됐다.

또 이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핵 문제 해법과 관련해 처음으로 '평화'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현재의 대북 압박 기조를 대화국면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춰 주목되고 있다.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은 17(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의 대미특사로 워싱턴DC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백악관 집무실에서 15분간 접견했다.

한국 특사가 미국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대통령을 따로 만난 것은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은 압박과 제재 단계에 있지만, 어떤 조건이 되면 관여로 평화를 만들 의향이 있다"면서 "단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고 전제를 달았다.

이는 북한의 태도 변화 여하에 따라 현재의 대북 압박 기조를 대화국면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일각에선 한국에 새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가 과거 북한과의 대화와 포용에 방점을 뒀던 정파라는 점을 고려한 것에 따른 태도 변화라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앞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북핵 문제를 푸는 데 있어 긴밀한 협조로 결과를 만들어 내기를 기대한다"면서 "문 대통령과 함께 이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튼튼한 동맹과 결속력, 국제 공조를 통해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홍 특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6월 한미 정상회담에 큰 기대감을 표했고, 북한 제재와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말했다"면서 "한국 사회의 문제, 북핵 문제 등에 대해 얘기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홍 특사는 면담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맥매스터 보좌관과 홍 특사가 별도의 면담을 진행해 사드 배치 문제를 간략히 논의했다.

이후 홍 특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배치 및 운용) 비용 문제는 제기되지 않았다"면서 "배치 과정에서 국내에 절차상 논란이 있다고 얘기했고, 국회 논의의 필요성을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은 국내에 그런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이해한다고 했다"면서 "북핵 제재와 북한의 상황에 대해서도 (맥매스터와)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