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긴급 성명서 "수사 종결 요구한 적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수사국(FBI) 제임스 코미 당시 국장에게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14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코미 국장에게 측근인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둘러싼 의혹 수사와 관련해 "당신이 이 사건을 놔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날은 플린 전 보좌관이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해임된 다음 날이다.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집무실에서 테러리즘 대책 관련 보고를 받은 후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포함한 참석자 전원을 물리고 코미 국장만 남도록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게 "수사를 끝내고 플린을 놔주는 것에 동의해주길 바란다. 플린은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코미 국장은 "플린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에 동의한다"고만 답하며 수사 종결 요구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호주 총리 등과 한 발언이 언론에 유출돼 보도되는 상황을 비판하는 것으로 대화를 풀어나갔으며, 해당 기자들을 구속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코미 국장이 이런 발언이 담긴 메모를 남겼으며, FBI 내 고위 간부들과 가까운 측근들과 공유했다면서 해당 메모 내용을 그의 주변 인사들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같은 요청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측근들과 러시아 간 내통설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법무부와 FBI에 대해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주변 인사들은 "코미 국장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한 후 메모를 남겼는데, 몇몇 메모는 기밀문서로 분류돼 있으나 이 메모는 기밀은 아니다"고 설명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긴급 성명을 통해 "대통령은 플린이 미국에 봉사한 훌륭한 인물이라고 반복적으로 표현했지만, 코미 국장이나 다른 누구에게 어떠한 수사도 끝내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