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단 '친서' 전달하며 각국 정상들 만날 듯… 출발은 각자
'국정농단' 사태와 함께 대통령의 공백으로 5개월 정도 무너졌던 외교채널을 복원시키기 위해 힘을 쏟는 모양새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오찬에는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미국), 이해찬 전 총리(중국),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일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러시아), 조윤제 서강대국제대학원 교수(유럽연합·독일) 등 특사단이 참석했다.
청와대는 전날 이들의 특사 임명을 공식 발표했다. 북핵과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4강 외교에 본격 나서는 셈이다.
문 대통령인 오찬에서 특사단에게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어느 때보다 엄중한 외교·안보 상황을 물려받았고 6개월 이상 정상 외교의 공백이 있었다. 이 공백을 메우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특사단 파견은 정상 외교의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홍 미국 특사는 이 자리에서 "한미 정상회담 통화에서의 대화를 기초로 미국 여러 인사들과 북핵 문제, 미사일 문제, 한미동맹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오겠다"면서 "미국 의회 지도자들, 싱크탱크 주요 인물, 언론과 접촉해 한미 관계가 더 원활히 공고하게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이해찬 중국 특사는 "어제 주한 중국대사와 만났더니 한중 정상회담의 조율을 원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통화해서 좋은 대화를 나누었다는 평이 중국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런 평가가 유지되도록 특사활동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특히 이제는 정치적 정당성과 투명성이 굉장히 중요하게 됐다"며 "각국에 한국 새 정부가 피플 파워(people power·민중의 힘)를 통해 출범했음을 강조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전임 박근혜 정권이 탄핵 사태와 권한대행 체제 등으로 대내외적으로 장기간 '통치 정당성'을 갖지 못했으나 새 정부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사단은 문 대통령의 친서를 4강 정상 또는 정부 최고위급 관계자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들은 일괄적으로 출발하지 않고 각 나라의 상황에 따라 각자 판단해 출발할 계획으로, 청와대는 특사단이 각국 정상들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통령의 특사단 파견은 긴박하게 돌아가는 한반도 주변 정세와 맞물려 있다. 지난해 12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소추된 이후 대한민국은 153일간 국정 리더십이 붕괴된 상태였다.
따라서 각국별로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한 만큼, 정부는 이번 특사 파견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주변국 4강 국가들과 함께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신아일보] 전민준 기자 mjje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