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中 '일대일로'… 시진핑 입지 다진 '독무대'
막내린 中 '일대일로'… 시진핑 입지 다진 '독무대'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5.1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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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개국 정상·130개국 고위급 참석… "무섭게 커가는 中"
北, 개막식날 중국 겨냥한 미사일 발사로 '오점' 남겨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개막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 만찬에서 건배를 제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이 15일 폐막했다.

중국의 힘으로 29개국의 정상을 불러들인 일대일로 정상포럼은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입지를 공고히 한 무대로 평가받는다.

애초 서방국가들의 불참으로 초라한 행사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남북한에 미국·일본까지 29개국의 정상급이 모두 모여 국제행사의 면모를 갖췄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외교력을 총동원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포함해 29개국 정상급과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제기구 수장 등 130여 개국에서 1500여 명의 고위 인사들을 집결시켰다.

베이징 소식통은 "단일 국가 주관 행사에 이렇게 국가 정상들과 고위급 인사들이 오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면서 "무섭게 커가는 중국의 국력에 힘입어 이런 행사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행사 내내 중국 관영 매체들뿐만 아니라 외식 역시 시 주석에 집중하여 행사를 소개하며 시 주석의 존재감을 돋보이게 했다.

앞서 시 주석이 대외 정책의 핵심 축으로 일대일로를 내세우며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심혈을 기울였던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시 주석 스스로 이번 포럼에서 개방과 포용을 역설하며 세계를 이끌 지도자라는 점을 부각하는데 집중했다.

이 때 트럼프 대통령이 지향하는 방향과 대립각을 세움으로써 더욱 자신의 의도를 돋보이려 했다.

시 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폐막일인 이날 베이징 근교 휴양지 옌치후(雁栖湖)에서 열린 원탁 정상회의를 통해 "개방과 협력이 필요하며 분열과 배타주의를 피하고 보호주의를 거부해야 한다"며 이른바 '미국 우선주의'를 겨냥했다.

그러나 완벽할 것만 같던 시 주석의 행사에 북한이 재를 뿌렸다.

일대일로 개막식이 열렸던 14일 북한이 또 다시 미사일 발사도발을 감행하면서 미국과의 대북제재 공조 흐름 속에서도 북한에 대화와 협상의 끈을 이으려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이는 시 주석이 '개방'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김영재 대외경제상을 단장으로 한 북한 대표단을 초청했는데, 체면만 구긴 셈이 됐다.

중국은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며 북한을 포럼에 초청한 것에 반대 했던 미국에 "모든 국가의 참석을 환영한다"고 되받아쳤지만 북한의 미사일발사로 할 말이 없게 됐기 때문이다.

또 남북한 대표단을 함께 불러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의도 역시 무색해졌다.

베이징 소식통은 북한의 미사일발사가 이날 폐막하는 일대일로 포럼에 오점으로 남게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