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절제·청렴으로 신뢰회복"… 김수남 총장 조기 퇴진
"원칙·절제·청렴으로 신뢰회복"… 김수남 총장 조기 퇴진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7.05.1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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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남 "검찰개혁, 국민에게 도움되는 방향이 기준"
文 "새 정부에 부담 안주겠다는 김수남 의견 존중"
▲ 김수남 검찰총장이 15일 이임식을 마치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검찰 '대수술'을 예고한 가운데, 임기 2년을 못 채우고 김수남(57·사법연수원 16기) 검찰총장이 퇴임했다. 새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이유다.

김 총장은 이날 오후 3시 대검찰청 별관 4층 대강당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지금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다"며 "우리 검찰도 국민의 비판에 귀를 기울이고, 그동안 잘못된 점, 부족한 점이 없었는지 스스로를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은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이 무엇인가가 기준이 될 것"이라며 "수사의 중립성과 공정성,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도 검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조를 포함한 사회 각계의 다양한 의견에 폭넓게 귀를 기울이고, 형사사법의 국제적 추세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국민을 위한 올바른 방향의 검찰개혁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총장은 "검찰에 대한 국민신뢰 회복의 요체는 원칙, 절제, 그리고 청렴"이라며 "원칙은 지키되, 절제된 자세로 검찰권을 행사하고, 구성원 모두가 청렴을 실천한다면, 언젠가는 국민의 신뢰도 회복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또 "여러분께 많은 과제만 남기게 돼 무겁고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류시화 시인의 시 '소금'을 인용해 "우리 검찰이 우리 사회의 소금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총장은 1987년 판사로 임관했다가 1990년 검사로 전직해 법무부 검찰국 검사, 대검 중수부 중수3과장, 서울중앙지검 3차장, 법무부 정책홍보관리관 및 기획조정실장 등 특수수사·기획 분야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검사장(차관급)에 오르면서 박근혜 정권의 흥망성쇠를 가른 주요 사건 상당수를 지휘해왔다.

당초 2015년 12월 2일 제41대 총장으로 취임한 김 총장의 임기는 올해 12월 1일까지이지만 그는 새 정부 출범 하루 만인 이달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여 사표를 15일 자로 수리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대통령께서는 임기제 검찰총장인 김 총장의 사의 표명을 두고 고민을 하셨다"며 "그러나 유례없는 상황 속에 출범한 새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김 총장의 사의 표명을 존중키로 하셨다"고 말했다.

한편 김 총장이 물러남에 따라 새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 권한의 견제·분산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 총장 후임 인선은 추천위원회 구성, 법무부 장관의 임명 제청, 청문회 등을 거쳐 한 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아일보] 박선하 기자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