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文대통령의 ‘소통 행보’, 정권 초 ‘정치쇼’ 아니길
[기자수첩] 文대통령의 ‘소통 행보’, 정권 초 ‘정치쇼’ 아니길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5.1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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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소통과 탈권위 행보가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일정을 구체적인 시간과 함께 공개하고 나섰다.

첫 인사는 대통령이 직접 밝히는 게 맞다며 취임 첫날 브리핑룸에 서기도 했다.

집무도 본관 집무실이 아닌 비서진이있는 여민관에서 본다고 한다.

취임 이틀 째 서울 홍은동 사저에서 청와대로 출근하는 길에는 차에서 ‘깜짝 하차’해 주민과 만나 함께 사진촬영을 하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이날 청와대 비서진과 식사 후 셔츠 차림으로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경내를 산책하는 모습은 국민에게 굉장히 생소한 ‘대통령의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은 또 갑자기 청와대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겠다고 나서 직원들을 당황시켰다고 한다. 이날 문 대통령은 다른 직원들과 어우러져 식판을 들고 직접 음식을 담아 식사를 했다.

세월호 관련 기사에 “너무 마음이 아프다”는 내용의 댓글을 직접 달기도 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영부인인 김정숙 여사도 문 대통령과 마찬가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여사는 청와대 입주일 이었던 전날(13일) 사저 앞을 찾아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중년 여성의 ‘배고프다’는 말에 “라면이나 끓여먹자”며 손을 잡아 사저 안으로 이끌었다.

전임 대통령과는 다른 파격적인 소통 방식임이 분명하다.

연일 보도되고 있는 문 대통령의 행보가 그동안 전임 대통령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 국민은 신선해하며 환호하고 있다.

사실 대통령과 국민 사이에는 절대 메워지지 않는 심리적, 물리적 거리감이 있어왔다.

전임 대통령이 ‘불통’의 대명사나 다름없었다는 점으로 미뤄봤을 때,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소통’ 행보가 국민에게는 파격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문 대통령이 ‘친근한 경호, 열린 경호, 낮은 경호’를 강조했다고 하니 앞으로 국민은 대통령을 우연히 만날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소통의 행보가 정권 초 보여주기식 ‘정치쇼’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본다.

정치쇼로는 잠깐 국민의 마음을 살 수는 있겠지만 새 정부의 성공과 직결될 수는 없다.

경제·안보 위기에 국민이 진짜 원하는 것은 소통의 리더십으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이다.

그것이 국민이 원하는 ‘진짜 대통령’이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