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딸 결혼식 예단 언급하며 금전적 지원 암시해"
"안종범, 딸 결혼식 예단 언급하며 금전적 지원 암시해"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7.05.1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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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채윤씨 증인신문… 안종범 측 반박 "근거 자료 없어"

▲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사진=연합뉴스)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관련자인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딸 결혼식 예단 비용을 언급하며 넌지시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안 전 수석의 4회 공판에 박채윤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내용을 증언했다.

박씨는 최씨의 단골 성형외과 의사인 김 원장의 아내로 안 전 수석에게 4900여만원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는 중이다.

이날 법정에서 박씨는 “안 전 수석이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요새는 예단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 우리는 3000만원 정도 하면 되지 않겠나’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고 진술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그래서 예단비로 3000만원을 줘야 했는지 고민하게 된 것인가”라고 묻자, 박씨는 “안 전 수석이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고 언급한 선물을 받으면 좋아했기 때문에 그런 뜻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답했다.

박씨는 당시 사업상 어려운 시기였으나 안 전 수석 아내가 결혼식 다음 날 신랑과 신부의 사진을 전송하며 ‘결혼식에 초대하지 못해서 대신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말하기에 결국 화장품 4세트와 함께 1000만원을 건넸다고 설명했다.

또 박씨는 안 전 수석에게 건넬 돈 때문에 자신의 남동생과 다툰 사실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박씨는 당시 자신의 남동생도 “너무하다”면서 돈을 건네는 데 반대했고, 이 때문에 자신과 다퉜다고도 설명했다. 특검이 “3000만원이 지나치다는 이유로 가족끼리 분쟁이 있었던 게 맞나”라고 묻자, 박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 외에도 박씨는 안 전 수석이 2015년 7월 말에서 8월 초 제주도에 여름 휴가를 떠났다면서 ‘숙박비에 식비까지 190만원이나 나왔다’고 언급했고, 이에 300만원을 건넸다고 증언했다.

안 전 수석 아내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하려 했던 박씨는 ‘안 전 수석이 입원했으니 병원으로 직접 가져다 달라’는 말에 병원을 찾아가 가방과 현금 500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이 같은 진술에 대해 안 전 수석 측은 박씨의 증언을 믿기 어렵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변호인은 박씨에게 “안 전 수석 아내에게서 받았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관하고 있나”라고 물었고, 보관하지 않았다고 대답하자 “확인할 방법이 없다”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박고은 기자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