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에 中·日 뚜렷한 '온도차'
문재인 정부 출범에 中·日 뚜렷한 '온도차'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5.1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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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과 中·日 정상간 연쇄 통화서 분위기 극명
中 "사드 변화 기대"·日 "위안부 합의 이행"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취임 후 첫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출범으로 몰고올 '새로운 변화'에 중·일 정상은 뚜렷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이전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불만이 컸던 중국 정부는 새 정부 출범에 기대를 표한 반면, 한일 위안부 문제로 샅바싸움 중인 일본 정부는 변화를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는 11일 문 대통령과 중·일 정상간의 연쇄 전화 통화 분위기에서도 잘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0일 문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되자 주요국 정상 중 가장 먼저 당선 축전을 보낸데 이어 오늘은 먼저 전화를 걸어 40여분간 통화하는 등 강력한 한중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전임 정부의 사드배치 결정에 불만이 컸던 중국 정부에서 새 정부가 몰고 올 변화에 기대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미 사드 주요 장비가 성주 골프장에 반입됐다는 현실적인 측면 등을 고려했을 때, 현재로서 문 대통령이 사드 배치를 전면 철회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사드 검증'을 예고한 바 있어 시 주석의 '체면 차려주기'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발표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서로 인간적인 관심을 표명'하면서 사드배치 문제 등 껄끄러운 현안에도 통화 내내 정상간 분위기는 좋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 우리 외교의 양대 축인 한미, 한중관계에 대해 미국과의 전략적 유대를 지속하는 한편 한중관계를 내실화하겠다는 외교 공약을 밝힌 바 있다.

반면 같은 날 진행된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의 통화는 현안 위주로 기본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진행됐다.

시 주석과 마찬가지로 아베 총리도 전날 문 대통령에게 당선을 축하한다는 축전을 보낸 데에 이어 11일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25분간 전화통화를 했다.

아베 총리는 통화에서 '위안부 합의' 문제를 거론하며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구축을 위한 기반으로 착실히 이행해 나가길 기대한다"며 의사표시를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반드시 위안부 재협상을 약속한 것으로 보아 합의의 현상유지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합의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일축하며 "국민의 정서와 현실을 인정하고 양측이 공동으로 노력하자"고 전했다.

다만 일본 측의 입장이 완고한 만큼 '재협상'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다면 남은 선택지는 '합의 폐기'인데, 이 같은 선택을 할 시 찾아올 '한일관계 악화'라는 후폭풍을 문 대통령이 어떻게 헤쳐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과거사 문제가 양국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발목을 잡아선 안된단 사실"이라며 한일관계 개선에는 우선 의지를 내비친 상태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