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새 정부, ‘서금회’ 반복해선 안돼
[기자수첩] 새 정부, ‘서금회’ 반복해선 안돼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5.1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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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첫 날부터 ‘경금회’ 이야기로 금융권이 떠들썩하다. 경금회는 문재인 대통령의 출신 학교인 경남고등학교와 경희대학교 출신 금융인을 지칭한다.

금융권이 경금회에 주목하는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학교 출신 금융인들의 모임 ‘서금회’의 영향이다.

서금회는 지난 2007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경선 탈락 후 조직돼 차기 대선에서 큰 힘을 보태면서 금융권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과 이덕훈 전 수출입은행장 등이 대표적인 서금회 인사로 꼽힌다. 이전 이명박 정부에서는 고려대학교 출신 금융인들이 요직에 대거 오르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모교인 경남고와 경희대 출신 금융인들에 업계의 시선일 쏠리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경남고 동기이며, 하나금융 사외이사인 윤성복 전 KPMG삼정회계법인 부회장과 신동규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서준희 전 BC카드 사장도 경남고 출신이다.

경희대 출신으로는 박종복 SC제일은행장과 김상택 서울보증보험 일시 대표이사가 있다. 또,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도 문 대통령과 경희대 법학과 학맥으로 연결돼 있다.

문제는 학연으로 연결된 금융인들의 모임에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낙하산 인사로 지목됐던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은 임기 동안 조선·해운업계 부실이 드러나면서 방만 경영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후 홍 전 회장은 조선·해운업계 관리에 있어 산업은행이 정부의 들러리에 불과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스스로 ‘친박’임을 인정했던 이덕훈 전 수출입은행장 역시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국책은행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는 벌써부터 나오는 경금회 이야기가 우려스러운 이유이기도 하다. 문 정부에서는 박 정부에서 불거졌던 서금회 논란이 경금회로 되풀이되지 않길 바란다.

‘투명한 인사’는 국민들이 염원하는 ‘적폐청산’의 첫 발걸음이 될 수 있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