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초대 총리에 '호남인사' 이낙연 내정
文대통령, 초대 총리에 '호남인사' 이낙연 내정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5.1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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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4선 의원 출신… "호남인재 발탁 통한 균형인사 시작"
비서실장 임종석·국정원장 서훈·경호실장 주영훈 내정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서훈 국정원장, 임종석 비서실장 후보자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호남 출신의 이낙연(65) 전남지사를 내정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 총리 후보자와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일부 참모진에 대한 인선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선거 기간에 새 정부 첫 총리를 대탕평·통합형·화합형 인사로 임명하겠다고 약속드린 바 있다"며 "호남 인재 발탁을 통한 균형인사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자는 의정활동을 하는 동안 온화하고 합리적으로 처신하신 분인 만큼 협치행정·탕평인사의 신호탄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전남 영광에서 태어나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동아일보 기자를 거쳐 2000년 16대 총선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현역 의원 시절 '명대변인'으로 이름을 알렸고,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역임하기도 했다. 온건한 합리주의적 성향으로 한때 손학규계로 분류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 후보자에 대해 "호남 4선 의원 출신으로 당의 요직을 두루 역임해서 정치적 경험이 풍부하시고 전남지사로서 안정적인 행정 경험도 갖고 있다"며 "오랜 기자생활 통해 균형감도 잘 갖췄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또 비서실장에는 임종석 전 의원을 내정했다.

문 대통령은 "임 비서실장 임명을 통해 청와대를 젊고 역동적이고 탈권위, 그리고 군림하지 않는 청와대로 변화시킬 생각"이라며 "임 실장은 젊지만 국회와 당에서 풍부한 경험이 있고 서울시에서 쌓은 행정 경험을 통해 안정감과 균형감을 두루 겸비했다"고 밝혔다.

재선 의원 출신의 임 전 의원은 전대협 의장 출신의 대표적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인사로,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무부시장을 지낸 '박원순 맨'으로 분류됐으나 지난해 말 문 대통령의 삼고초려로 영입됐다.

이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 본선 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이를 통해 임 전 의원은 문 후보의 핵심참모로 부상했으나, 친문(친문재인) 색채는 없는 인사로 꼽힌다.

국가정보원장에는 서훈 전 국정원 3차장이 내정됐다.

그는 2000년 6·15정상회담과 2007년 10·4정상회담 등 남북 간 열린 두 차례 정상회담을 모두 막후에서 주도한 베테랑 대북 전문가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북한과 다수의 공식·비공식 접촉을 진행한 바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가장 많이 대면한 인물로도 꼽힌다.

추진력과 기획력이 뛰어나 꽉 막힌 남북관계를 반전시킬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힌다.

청와대는 "국정원이 해외와 북한 업무에 집중하도록 이끌 최적의 인물"이라며 "국정원의 국내 정치 관여행위를 근절하고 순수 정보기관으로 재탄생시킬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도 "서 후보자는 평생을 국정원에 몸담은 남북관계 전문가로 두 번의 정상회담을 기획하고 실무협상을 하는 등 북한 업무에 가장 정통한 분"이라며 "무엇보다 국정원 출신 인사 중 국정원 개혁 의지가 누구보다 분명해 제가 공약했던 국정원 개혁 목표를 구현할 최적임자로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경호실장에는 주영훈 전 경호실 안전본부장을 임명했다.

그는 1984년에 경호실 공채를 통해 경호관에 임용된 이래 보안과장, 인사과장, 경호부장, 안전본부장 등 청와대 경호실 내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한 전문 경호관이다.

참여정부 때 경호실 '가족부장'을 맡아 관저 경호 등을 담당하다 안전본부장까지 지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후에는 봉하마을에 내려가 전직 대통령 경호를 담당하는 경호팀장으로 노 전 대통령 내외를 보좌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도 봉하마을을 지키며 권 여사의 비서실장으로 일했다.

경호실 조직과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친근한 경호, 열린 경호, 낮은 경호' 원칙을 잘 이해해 경호실 개혁을 주도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문 대통령은 "공약인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잘 뒷받침해줄 분으로 판단한다"며 "청와대 이전 작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광화문 대통령 시대에 맞는 경호조직 변화와 새 경호제도와 문화 정착을 위해 힘써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민정수석에는 검찰 출신이 아닌 개혁 소장파 법학자인 조국(52)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인사수석에는 여성인 조현옥(61) 이화여대 초빙교수가 내정됐다. 문 대통령은 당초 민정수석 및 인사수석 인선 결과를 이날 중으로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선에 대해 "지금 상황은 하루속히 국정을 안정시켜야 하는 비상 과도기로 유능한 내각, 통합형 내각을 신속하게 출범시켜야 한다"며 "내각과 국회, 언론과 국민 여론을 두루 파악하고 있는 안정적인 인사가 총리로서 첫 내각 이끄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