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연구] ‘영업의 제왕’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CEO연구] ‘영업의 제왕’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7.05.09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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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하늘까지 오른 남자’

▲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사진=NH투자증권)

김용환 NH농협금융 회장의 연임이 확정됨에 따라 NH농협금융 소속사들의 움직임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회사가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NH농협금융 계열사 중 선봉장 역할을 하는 회사가 NH투자증권이며, 최근 증시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는 인물은 최근 연임에 성공한 김원규 사장이다. 김 사장은 증권가 최고의 ‘영업통’이며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형이다.

김 사장은 국회의원의 형이지만 ‘금수저’ 출신이 아니다. 그는 어렸을 때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자 동생들을 위해 낮에 증권사 사환으로 일하면서 대구상고(야간)에서 공부했다.

김 사장은 대학에 진학하기로 마음먹고 1년 반 동안 방바닥에 누워 자지 않고 공부했다. 이런 노력 끝에 경북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럭키증권에 입사했다. 36세에 당시 럭키증권 최연소로 포항 지점장이 됐지만 IMF시대에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 그의 고객들이 IMF위기로 재산을 많이 날린 것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IMF시대 이후에도 그는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1999년 대우사태, 2003년 SK글로벌 분식 회계, 2004년 LG카드채 사태 등이 있었지만 이때마다 정직과 진실한 마음을 앞세워 위기를 정면 돌파했다.

그는 자신이 증권사 말단 사원에서 NH투자증권 사장까지 진급하면서, 자수성가(自手成家)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발에 땀 날 정도로 뛴 영업의 힘’이라고 말한다.

금융업은 결국 사람을 상대로 하는 서비스업이기에 아무리 핀테크 시대가 와도, 비대면 시대가 와도 영업사원이 고객을 만나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고,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거액의 돈이 오가는 증권업은 더욱 그렇다.

김 사장이 성공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의리’다. 김 사장은 한때 승승장구하던 사람이 어려운 처지가 됐어도 연락을 끊거나 외면하지 않고 항상 같은 마음으로 대했다.

증권가에서 김 사장의 인생을 아는 사람들은 김 사장의 삶을 젊은 금융인들이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젊은 금융인들 중에는 쉽게 돈 벌려는 이들이 많고, 돈 때문에 다른 사람과의 의리를 마구 버리는 이들도 많기 때문이다. 어려운 일이 있다고 해서 쉽게 자포자기(自暴自棄)하는 이들도 많다.

‘영업의 제왕’인 김 사장은 오늘도 ‘현장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핀테크 열풍과 인력감축 바람을 한꺼번에 맞고 있는 증권가 사람들에게 김 사장의 인생이 정말로 증권업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해주고 있다.

[신아일보] 곽호성 기자 luck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