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의(代議)민주주의 완성은 ‘투표’로
[기자수첩] 대의(代議)민주주의 완성은 ‘투표’로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5.0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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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장미대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은 여러가지 면에서 진기록을 세웠다.

우선 이번 대선은 헌정사상 최초로 보궐선거로 치러진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에 따라 12월이 아닌 5월에 실시하게 된 것이다.

후보자 수는 역대 대선 중 가장 많은 15명을 기록했다. 도중에 2명의 후보자가 사퇴해 13명으로 줄었지만 기록은 깨지지 않았다.

종전 역대 최다 후보자가 출마했던 대선은 4대, 17대 대선으로 총 12명의 후보들이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후보자 포스터 길이 기록도 바뀌었다. 이번 대선 후보 포스터는 역대 최장 길이인 10m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포스터를 붙일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애를 먹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투표 용지도 많은 대선 후보들의 수 만큼 길어져 역대 최장길이인 28.5cm로 인쇄됐다.

특히 사전투표율은 사전투표제가 도입된 이래 최고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지난 4~5일 이틀간 치러진 사전투표에서 전체 선거인 4247만9710명 가운데 1107만2310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사전투표에서 유권자 4분의 1 정도의 투표가 끝나버린 셈이다.

지난해 총선 때 사전투표율이 12.2%였던 것에 비하면 두 배 넘게 뛰었다.

그만큼 국민이 이번 대선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방증한다. 대통령 탄핵사태에 따라 치러지는 조기 대선이어서 준비 부족과 검증 미흡 등 많은 문제점을 보인 게 사실이긴 하나, 과거를 청산하고 미래를 개척할 새 리더십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 참여의식이 어느 때보다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사전투표율이 높다고 해서 대선 당일인 9일의 최종투표율까지 그 열기가 지속될지는 더 지켜보는 게 맞다.

게다가 이번 대선은 5월 황금연휴 끝에 치러지는 까닭에 투표율 저하를 걱정하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판단은 유권자 몫이고, 선거는 마지막 투표함을 열어봐야 그 결과를 알 수 있다. 흔한 말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것이다.

유권자 모두 이번 대선이 민주주의의 새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하길 바란다.

투표율은 누가 당선되느냐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시민의 관심과 참여가 떨어질 때 민주주의는 역행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투표는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기둥이고 대의(代議)민주주의는 투표를 통해서만 완성된다는 점을 유념했으면 한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