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치킨·계란값… 서민 살림살이는 '팍팍'
치솟는 치킨·계란값… 서민 살림살이는 '팍팍'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7.05.0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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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 10개 품목 가격 인상…계란 한 판 가격 1년새 2700원 급등
▲(사진=신아일보 DB)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값이 또다시 한 판에 1만원을 넘나들고 있는 가운데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 BBQ가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서민 살림살이를 더욱 팍팍하게 만들고 있다.

5일 치킨업계에 따르면 BBQ는 지난 1일자로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과 '시크릿양념치킨' 등 10개 품목의 가격을 품목별로 8.6~12.5% 인상했다.

이번 가격 조정에 따라 마리당 '황금올리브치킨'은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시크릿양념치킨'은 1만7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황금올리브속안심'은 1만7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황금올리브닭다리반반'은 1만8500원에서 1만9900원으로 각각 올랐다.

'마라 핫치킨'(통살) 등 일부 메뉴의 경우 이미 2만 원이 넘는 점을 고려하면, 거의 모든 메뉴가 2만원 전후에 형성된 셈이다.

BBQ 관계자는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2009년 이후 8년 동안 가격 인상을 자제해왔으나 최근 인건비와 임차료, 배달앱 수수료 부담이 가중되면서 경영난에 처한 가맹점주들의 의견을 반영해 일부 품목의 가격을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1위인 BBQ가 '총대'를 매면서 비슷한 처지인 교촌치킨과 BHC 등 다른 치킨업체들도 조만간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AI 확산세가 잦아들면서 설 연휴 이후 하향 안정세를 보이다 최근 다시 치솟은 계란값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설 연휴 이후 하향 안정세를 이어가던 계란 평균 소매가(30개들이 특란 기준)는 3월 중순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해 지난 2일에는 7844원까지 뛰었다.

이는 한 달 전 가격 7451원보다 400원 가까이 오른 가격이며, 1년 전 가격인 5084원보다는 2700원 이상 급등한 것이다.

특히 AI 피해가 심했던 서울·수도권의 소규모 슈퍼마켓 등 일선 소매점에서 파는 계란 한 판 가격은 최근 다시 1만원을 넘나드는 경우가 속출하면서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키우고 있다.

최근 AI가 잦아들었는데도 계란값이 다시 치솟은 것은 수요는 거의 AI 발생 이전 수준까지 회복됐는데도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상 최악의 AI로 국내 전체 산란계의 36%에 해당하는 2518만 마리가 살처분돼 부족해진 계란 생산량을 메꾸려면 해외에서 산란계를 수입해야 하지만 산란계와 종계 주 수입국이던 미국과 스페인에서도 AI가 발생하면서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일선 농가에서는 AI에 걸리지 않고 살아남은 산란계를 최대한 활용해 계란을 생산하고 있지만 최근 시간이 지나면서 노계 비율이 증가해 산란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도 갈수록 수급이 불안해지는 요인이다.

AI 확산세가 한창이던 지난 1월 미국산 계란 수입 카드로 계란값 상승세에 제동을 걸었던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에는 선뜻 신선란 수입 카드를 꺼내들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스페인에 AI가 발생하면서 계란을 수입할 수 있는 국가가 제한된 데다 날씨가 더워지면 자연스럽게 계란 수요가 줄어들어 자칫 신선란 수입이 예산만 낭비하는 정책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부가 나서 해외산 계란을 수입하면 예산이 소요될 뿐 아니라 들여오는 데 시간도 걸린다"며 "자칫 수입 시기가 계란 수요 감소 시기와 겹치면 예산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박선하 기자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