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맞은 인터넷은행, 금융업계에 '신선한 충격'
한 달 맞은 인터넷은행, 금융업계에 '신선한 충격'
  • 한상오 기자
  • 승인 2017.04.3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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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유치 24만 명, 대출‧수신 기대이상…시중‧저축은행 맞대응 나서
▲ 서울 종로구 케이뱅크 전경. (사진=신아일보DB)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지난달 3일 출범한 이후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의미 있는 실적을 거두면서 금융업계 전반에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마이너스 통장 등 일부 무이자 적용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으며 저축은행도 대출 금리를 낮추고 특판 예금을 늘리면서 대응에 나서고 있다.

3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현재 케이뱅크는 총 24만 명의 고객을 유치했다. 이는 하루에 평균 1만 명의 고객이 유입된 결과다. 지난 1년간 은행권 전체 비대면 계좌개설 15만5000건을 출점 8일 만에 넘어섰다.

수신액도 26일 기준 2848억 원에 달했다. 올해 연간 수신목표 5000억원의 절반 이상의 성과를 이미 거둔 셈이다. 대출도 올해 목표액 4000억 원 중 1865억 원이 나가 절반을 육박하는 수준이다.

케이뱅크의 선전에 시중은행은 애써 '표정관리'를 하면서도 발 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케이뱅크가 출범하던 날에 '더 드림 이벤트 시즌2'를 내놓으면서 민첩한 대응에 나섰다. 이 상품은 최고 연 2.1%의 예금금리와 연 2.2%의 적금금리, 마이너스통장 대출한도의 10%까지 무이자로 빌려준다. 이어 지난달 24일부터는 각종 우대금리와 상품을 주는 '더드림 이벤트 시즌3'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마이너스통장 대출한도의 10%까지 최대 200만원 한도에서 0%의 금리를 적용하는 'ZERO 금리 신용대출'을 오는 7월까지 판매한다.

시중은행은 비대면 채널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금융위원회가 인터넷은행 도입을 위해 구성했던 태스크포스에 참여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조영서 전 배인앤드컴퍼니 금융부문 대표를 디지털전략팀 본부장으로 영입했다.

농협은행은 비대면 채널을 이용한 즉시 대출과 무방문 대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의 강점인 주택 관련 대출을 비대면으로 바꾸는 작업도 한창이다.

KB국민은행은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을 인터넷으로 신청한 뒤 은행은 딱 한 번만 방문하도록 개정했다. 우리은행은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을 은행 방문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무방문 기금 전세자금대출 신규 서비스'를 시작했다.

저축은행의 발걸음도 숨 가쁘다. 저축은행은 그동안 중신용자 신용대출을 통해 급성장 하다가 올해 들어 금융당국이 2금융권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신규대출이 거의 멈춘 상태다. 여기에 인터넷은행이 중신용자 대출을 특화하면서 저축은행 영역 잠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저축은행 선두주자인 SBI저축은행은 업계 최저금리 신용대출 상품인 '사이다(연 6.9%∼13.5%)'를 잇는 'SBI중금리바빌론'을 새롭게 출시했다. 이 상품은 인터넷은행에 맞서기 위해 최저 연 5.9%의 대출금리를 적용했다.

웰컴저축은행은 최저 연 5.99%인 사업자전용 비대면 대출 '그날 대출'을 내놨다. 인터넷은행이 아직 진출하지 않은 사업자전용 대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하지만 고요하던 금융권에 '메기효과'를 일으킨 인터넷은행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기에는 아직 난관이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규모가 늘어나면서도 지금의 저금리로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와 6월 중순 정식 영업을 시작할 카카오뱅크와의 경쟁도 풀어야 할 숙제다.

또한 대규모 증자를 위한 '은산분리'도 안정궤도 진입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걸림돌로 꼽히고 있다.

[신아일보] 한상오 기자 hanso11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