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전기자극으로 학습효과를 올린다?
간단한 전기자극으로 학습효과를 올린다?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4.3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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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신경자극 학습능력 향상기술 개발에 570억 지원
'미주신경'에 주목… 몇 달 내 인체대상 임상시험 예정
▲ 말초신경자극이 인지기능을 향상시키는 과정을 설명하는 그림. (사진=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홈페이지 캡처)

귀나 목 뒤의 간단한 전기자극만으로 학습효과를 늘릴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의학 매체 스태트뉴스 등은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이 같은 내용의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 8개 대학 과학자 팀들에 최소 5000만 달러(약 570억 원)를 지원하는 사업을 발표했다고 30일 보도했다.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DARPA는 '신경가소성훈련'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하는 이번 사업을 통해 장병이나 정보요원의 외국어 등 각종 학습능력을 30% 향상시키길 기대하고 있다.

현재 연구 지원에 선정된 팀들은 '미주신경'(迷走神經)에 주목하고 있다.

미주신경은 숨뇌에서 나오는 제10 신경으로 여러 개의 가지로 나뉘면서 심장, 인두, 성대, 내장기관까지 뻗어 나가는 신경으로 부교감신경, 감각 및 운동 신경의 역할을 하며 호흡, 심장박동, 소화기능의 규제 등 다양한 기능을 한다.

연구팀들은 미주신경을 언제 자극하는 것이 가장 학습 효과를 높이는지, 어느 지점에 어떤 강도로 자극하는 게 적합한지, 다른 신체 부위를 손상하지 않는지 등을 연구 중이다.

이를 토대로 미주신경이 피부표면과 가장 가까이 지나가는 귀나 목 뒷부위에 간단하게 작은 전극을 붙여 자극하는 휴대용 기술을 최종적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이미 과학자들은 실험용 생쥐와 큰쥐, 돼지 등을 대상으로 실험을 시작했으며, 일부 팀은 몇 달 내에 인체 대상 임상시험도 시행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사업이 성공하면 당초 DARPA의 목표였던 군인과 같은 '건강한 성인'의 학습능력 향상뿐만 아니라 아동의 학습장애나 성인의 기억장애 등 의료용으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다만 오히려 학습능력을 저하하거나 뇌 등 다른 부위에 위험을 초래하는 등의 위험성과 누가 어떤 사람에게 어떤 목적으로 이를 적용하느냐는 등의 윤리적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DARPA는 윤리 문제 등을 다룰 워크숍을 조만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