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영재센터 장시호·김종이 주도…운영 관여 안해"
최순실 "영재센터 장시호·김종이 주도…운영 관여 안해"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4.28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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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의 관련 책임전가… "김 전 차관이 '삼성 후원' 먼저 거론"

▲ 최순실 씨가 28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재센터 지원 의혹'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12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이 16억여 원을 후원하도록 한 것은 자신이 아닌 조카 장시호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주도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최씨는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영재센터 후원금 강요 사건 재판의 피고인 신문 과정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최씨는 이날 신문 과정에서 영재센터와 관련된 책임을 장씨와 김 전 차관에게 미루려는 듯한 발언을 수차례 했다.

최씨는 삼성그룹의 영재센터 후원과 관련, "장씨와 당시 교제했던 김동성씨가 처음 사업 계획을 얘기했고, 제가 제안한 적은 없었다"며 "둘이 같은 뜻으로 사업을 얘기했던 것 같고, 그 취지에 공감해 체육계 쪽인 김 전 차관을 소개해 줬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차관과 장씨는 계속 연락하면서 관계를 맺어 왔다"며 "저는 빙상계 쪽은 잘 모르고, 당시 여유나 시간도 없어 영재센터 설립이나 운영 과정은 잘 모른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김종이) 장시호와는 잘 통하니까 자기네들끼리 연락해서 하고, 저는 개입 안 했다"며 "검찰은 제가 여러 개 폰(휴대전화)을 쓴다고 하지만 장시호와 김종이 쓰던 전화를 찾으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본인 책임 여부에 대해서도 "운영 등에 관여한 적도 없고, 보고한 적도 없다"며 "영재센터 행사에 참여해본 적도 없다"고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최씨는 영재센터 후원 기업으로 삼성을 꼽은 것도 김 전 차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 전 차관에게) 후원해 줄 데를 찾아봐 달라고 했더니 (김 전 차관이) 삼성에서 빙상연맹인가를 맡고 있어서 그쪽을 한 번 조율해보겠다고 그랬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관은 그러나 자신의 삼성 후원금 개입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최씨는 영재센터 사업소개서를 자신이 김 전 차관에게 건네준 것 같다는 주장도 폈다.

자신이 소개서를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전달한 게 아니라는 취지다. 특검은 2015년 7월25일 박 전 대통령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독대했을 때 이 소개서를 토대로 영재센터 후원을 요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씨는 "영재센터 직원들이 장씨를 통해 김 전 차관에게 서류를 건네주곤 했다"며 "저 역시 김 전 차관에게 한 번 전해준 적 있으나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에 최씨는 "너무하다"며 지난 공판 때에 이어 거듭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씨는 "검찰이 '당신이 (영재센터를)설립하고 운영한 것으로 해라'며 '그러면 조카는 나갈 수 있다'고 회유했다"며 "검찰은 제가 관여한 부분을 밝히지도 못한다.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