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철새' 비판에도 아랑곳 않는 김종인
'역대급 철새' 비판에도 아랑곳 않는 김종인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4.2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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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요청 사실상 승낙… 30일께 참여 의사 밝힐 듯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장 맡아 판도 흔들지 주목
▲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자택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는 '역대급 철새 정치인'이란 비난에도 결국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는 이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안 후보의 기자회견과 관련, "내용 자체에 대해 별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면서도 "안 후보와 나눈 얘기에 대해 믿음을 갖고 있다"고 밝혀 지원요청을 사실상 수락했다.

김 전 대표는 '안 후보와 같이하기로 한 마음은 굳힌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무너지는 민주당을 살려놓고 총선에서 여소야대를 만들어 놓은 장본인으로서 이 상황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지원 의사를 내비쳤다.

앞서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개혁공동정부 구성 로드맵을 발표하며 "전날 김종인 전 대표와 만나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후 김 전 대표의 최측근인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김 전 대표의 여의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의 기자회견에 대해 "통합정부를 구성해서 이 위기상황을 돌파해야 한다는 인식은 정확히 표명됐다고 본다"고 호평했다.

이어 "개헌도 선거구제 개편이나 권력구조를 개편해 국회가 개헌안을 합의해 제시할 경우 아무 조건 붙이지 않고 새로운 7공화국을 출범시키는 데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기에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긍정평가했다.

'김 전 대표가 개혁공동정부 준비위 합류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고 봐도 되는가'라고 묻는 질문엔 "그렇게 보면 된다"고 답했다.

이로써 김 전 대표는 공식적으로 발표만 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안 후보의 '킹 메이커'를 승낙한 것으로 보인다.

한때 '킹'으로 도약을 꿈꿨던 그는 누누이 '킹메이커는 절대 안한다'고 얘기해왔기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김 전 대표의 '오락가락' 행태를 두고 비판의 시선도 나오고 있다.

당장 바른정당은 이날 "박지원과 김종인은 '상왕 넘버1' 자리싸움을 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비꼬았다.

지상욱 대변인 단장은 논평을 통해 "상왕 박지원만으로는 부족했나 보다"며 "새 정치를 주창하던 안 후보에겐 낡은 정치공학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표가 안 후보의 손을 잡은 데는 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와의 틀어지니 관계가 제일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크다.

김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친문 패권주의와 거듭 충돌해왔다. 그가 문 후보로부터의 홀대에 시달리며 패권세력과 서로 반감을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결국 김 전 대표는 문 후보와는 같은 당에 있을 수 없다며 비례대표 의원직을 던지고 탈당 후, 문 후보의 집권으로는 국가가 정상화할 수 없다는 취지의 의견을 꾸준히 밝혀왔다.

김 전 대표는 이르면 주말인 오는 30일 자신의 입장에 대한 공식 발표를 할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에서는 대선 출마까지 포기하며 이미 자신의 계획이 엎질러졌던 김 전 대표의 합류가 대선 전체 판도를 흔들 정도의 위력은 아니라고 보면서도, 과거 전적을 봤을 때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전 대표 스스로 "누군가가 꼭 된다는 확신이 든다면 지원할 수 있다"라고 밝힌 바 있어, 그가 안 후보의 하락세를 멈출 '묘안'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