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운용 서두르는 美… '완전 가동'까지는 시간 걸릴 듯
사드 운용 서두르는 美… '완전 가동'까지는 시간 걸릴 듯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7.04.2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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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핵·미사일 위협 대응 시급 인식… 현재는 기초 방어능력만 발휘
▲ 27일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 부지에 사드가 배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한미군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핵심 장비를 하루 만에 작전배치를 끝내며 사실상 실전 운용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미 기초적인 미사일 방어능력은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군이 이처럼 사드 실전운영을 서두른 것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가 인식을 같이 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성주에 배치한 사드를 시범운용이 아닌 실제로 바로 운용하는 것이냐'고 질의한 데 대해 "실제 운용"이라며 "한미가 일부 사드 전력을 배치한 것은 이제 북한이 도발하면 대응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을 갖춘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변인은 또 '야전 운용도 환경영향평가 없이 가능하냐'라는 질문에 "그렇게 이해하면 된다"면서 "발사대 일부와 교전통제소, 레이더가 배치되어 있어 이를 연결해서 초기작전운용 능력을 구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평양사령부 해리 해리스 사령관도 26일(현지시간) 미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성주골프장에 배치된 "사드가 곧 가동에 들어간다"면서 "북한의 점증하는 위협에 대해 한국을 더 잘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배치 직후부터 실전운용에 들어간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북한은 2013년 2월 제3차 핵실험 이후 핵·경제 노선을 표방하면서 핵 고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두 차례 핵실험을 통해 소형화, 경량화 기술을 상당 수준 확보한 것으로 군 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특히 국방부는 북한이 핵무기를 8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50kg을 보유하고 있고, 고농축 우라늄(HEU) 프로그램도 상당한 수준으로 진전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외에도 20kt급 핵탄두 6개 또는 5kt급 핵탄두 10개를 제조할 능력이 있고, 핵탄두를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에 탑재할 정도의 소형화 기술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배경이 중국과 러시아의 강한 반발과 절차를 무시한 대선 전 사드 '알박기'라는 비판 속에서도 미군이 사드 배치를 서두르게 했다는 분석이다.

▲ 27일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 부지에 사드 운용 장비들이 배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사드 포대가 최고 수준의 성능을 발휘하는 데에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진다.

문 대변인은 이날 관련 질문에 "현재 사드 1개 포대 규모의 완전한 작전운용 능력을 연내 구비한다는 목표로 (배치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실전 운용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주한미군의 사드 포대가 완전한 수준의 성능을 발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꽤 길게 잡은 것이다.

실제 성주 골프장에 배치된 사드는 아직도 갖춰야 할 것들이 많다.

미국 본토에서 한국으로 옮겨진 사드 이동식 발사대는 지난달 6일 오산기지에 도착한 2기를 포함해 6기이지만, 성주골프장에 들어간 것은 2기에 불과하다.

사드 발사대 1기는 요격미사일 8발을 장착하고 30분 안에 재장전할 수 있는데, 발사대가 많을수록 여러 발의 요격미사일을 쏴 적 탄도미사일 격추 확률을 높인다.

주한미군은 사드 발사대 4기를 포함한 나머지 장비를 다음 달 초 성주골프장에 반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성주골프장에는 사드 기지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조차 되지 않아 기반 시설도 아직 미비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주한미군은 성주골프장에 임시 패드를 깔고 이번에 반입한 장비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대가 요격미사일을 쏠 때 추진력에 의한 반동을 최소화하도록 발사대를 고정하는 콘크리트 시설도 아직 설치 전이다.

이와 더불어 주한미군은 사드의 나머지 장비와 함께 사드를 운용할 병력도 보강해야 한다.

괌 미군기지에 배치된 사드 포대의 경우 약 200명의 병력으로 편성됐다. 성주골프장의 사드 포대는 괌보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병력도 더 많을 수 있다.

한미 양국 군은 주한미군의 사드가 완전한 성능을 발휘할 시점을 최대한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