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호황기엔 집값 양극화 '심화'…불황땐 '반대'
부동산 호황기엔 집값 양극화 '심화'…불황땐 '반대'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7.04.2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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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공동주택 공시가 전년比 상승률 비쌀수록 높아
금융위기 악재 덮친 2008년엔 고가주택 가격 '뚝뚝'

▲ (자료사진=신아일보DB)
최근 몇 년 고가주택과 저가주택간 가격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과 부산, 세종 등을 중심으로 시장이 호황기를 누린 가운데,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비싼 집일 수록 크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시장이 좋지 않을 땐 오히려 비싼 집은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반면, 저렴한 주택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쳤던 지난 2008년에는 저가주택이 가격 상승세를 지켜내는 동안 고가주택값은 크게 하락하기도 했다.

28일 국토교통부가 공시한 2017년도 공동주택가격을 분석한 결과, 부동산이 호황기일 때는 집값이 비쌀 수록 가격 상승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나타냈다.

2000만원 이하 공동주택은 작년 공시가 대비 1.17% 상승했고, 5000만원 초과 1억원 이하는 2.37% 상승했다. 또 2억원 초과 3억원 이하 공동주택은 4.25% 올랐으며, 9억원 초과 주택은 8.97%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이 활발히 돌아갔던 지난해 값싼 공동주택은 시간이 지나도 비교적 저렴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고가주택은 가격상승폭이 커지면서 가격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집값 상승자체가 수도권(서울·경기·인천)과 부산, 세종 등 주택 수요가 꾸준한 지역의 중고가주택을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이들 지역의 정비사업과 고분양가의 영향으로 6억원 초과 공동주택이 높은 상승세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했다.

▲ 가격수준별 공동주택 공시가격 변동률(단위:%).(자료=국토부)
다만, 고가주택들은 인근 분양시장 및 개발호재 등의 영향에 따라 가격이 민감하게 변동해 악재를 만날 경우 가격하락폭도 크게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

지난 2007년 전년 공시가 대비 32.3%의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던 9억원 초과 공동주택 가격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악재를 만나면서 2008년과 2009년 각각 전년 대비 3.4%와 13.7%씩 떨어졌다.

반면, 2000만원 초과 5000만원 이하의 저가 주택은 2007년 전년 공시가 대비 8.2%의 상승률에서 2008년 7.5%, 2009년 2.8%로 상승폭은 줄었지만, 값이 떨어지진 않았다.

최근 10년의 통계를 봐도 9억원 초과 공동주택 가격이 등락을 반복하는 동안 2000만원 초과 5000만원 이하의 공동주택은 전년 대비 최저 2.8%, 최고 12.8%의 상승률 사이에서 꾸준히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 기준 전국에서 가장 비싼 공동주택은 66억1600만원의 서울시 서초구의 트라움하우스5차(전용면적 273.64㎡)로 조사됐다.

서울 용산구의 한남더힐(244.78㎡)과 강남구의 상지리츠빌카일룸3차(265.47㎡)은 각각 51억400만원과 48억48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고가 공동주택 상위 10위권은 모두 서울에 분포했으며, 강남구가 6개로 가장 많았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