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측 "동성혼 합법화 반대한 것" 해명에도 후폭풍 거세
文측 "동성혼 합법화 반대한 것" 해명에도 후폭풍 거세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4.2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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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비판글 잇따라… "지지철회" 주장도
김조광수 "인권변호사였던 사람이.. 실망"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6일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천군만마(天軍萬馬) 국방안보 1천인 지지선언 기자회견에 참석, 인사말 도중 성소수자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동성애'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문 후보는 25일 오후 경기 고양 일산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JTBC·중앙일보-정치학회 공동주최 대통령후보 초청 4차 TV토론회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동성애에 반대하느냐"고 묻자 "반대한다"고 답했다.

홍 후보는 "군에서 동성애가 굉장히 심각하다. 전력을 약화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문 후보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동의했다.

홍 후보가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청 앞에서 동성애 행사를 한다"고 지적하자 문 후보는 "광장 사용권리에 차별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차별을 금지하는 것과 그것을 인정하는 것과 같으냐"고 지적했다.

홍 후보가 "국회에 제출한 법이 동성애를 사실상 허용하는 법이다. 문 후보 진영에서 민주당에서 제출한 차별금지법이 하나 있다"고 주장하자 문 후보는 "차별금지와 합법을 구분하지 못하느냐"고 발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문 후보의 입장에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동성애는 찬성이나 반대를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다"며 "성정체성은 말 그대로 성 정체성이다. 성소수자 인권과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정부부터 추진했던 게 차별금지법인데 그것으로부터 후퇴한 문 후보는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문 후보 측은 토론이 끝난 뒤 "홍 후보가 군대 내 동성애 문제를 물어와 문 후보는 군대 내 동성애허용과 합법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토론 말미에 홍 후보가 다시 '동성애를 반대하느냐'고 질문을 했고 이에 동성혼 합법화에 반대한다고 밝히면서 성적지향 때문에 그 어떤 차별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함께 밝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 발언 이후 젊은층이 주로 이용하는 페이스북 등 SNS와 온라인커뮤니티에는 문 후보에게 실망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문 후보의 발언이 '동성애 혐오'였다고 주장하며 일부는 "지지철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송희일 영화감독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성애가 국방력을 약화시킨다는 이야기는 증명이 되지 못한 혐오 발언일 뿐"이라며 "문재인은 홍준표의 낚시(성 발언)에 구태 세력들이 바로 국방력 약화의 주범들이라고 되받아쳐야 했다"고 지적했다.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김조광수 영화감독도 이날 문 후보의 발언을 비판했다. 김 조광수 감독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인권변호사였던 사람이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말을 하다니 정말 실망이다"라고 비판했다.

동성애 인권단체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도 전날 토론 후 긴급성명을 내고 "성적 지향은 찬성이냐 반대이냐의 문제가 아니며, 자연스러운 인간 특성의 하나다"며 "서로 다른 피부색에 찬반을 따질 수 없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재인의 발언은 성소수자의 존재, 인간의 다양성을 부정하며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조장하는 혐오 발언"이라며 "성소수자를 짓밟은 홍준표, 문재인은 당장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