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후보 단일화 국민의 지향치 인가
[사설] 후보 단일화 국민의 지향치 인가
  • 신아일보
  • 승인 2017.04.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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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단일화 국민이 바라는 지향치 인가 바른정당이 지난 24일 저녁 의원총회를 열고 유승민 대선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3자 ‘원샷’ 단일화를 제안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유 후보는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혔으나 정치권에서는 단일화가 어느 정도 진척된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후보 단일화는 보수·진보 단일화로 반 문재인 연대라는 면에서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한 시각도 긍정적 이기보다 부정적 시각이 많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 선대위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정치인에 의한 인위적 연대는 거부한다”고 밝혔다. 다른 한축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도 안 후보와는 절대 단일화 없다고 밝히면서 “남재준(무소속), 조원진(새누리당), 유승민(바른정당)후보가 함께하는 ‘보수 대통합’을 주장했다.

유 후보는 정당의 존재 이유가 이념과 노선에 있는 것인데 그것을 이념-노선이 다른 정치 세력과 타협하는 것은 정치의 정도(正道)에 어긋나다며 반대하고 있다.

정치는 학문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오직 국민의 마음을 어떻게 얻느냐에 달려 있다.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국민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알고 그 지향치를 수용하는 것이 정치인이 해야 할 몫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 이념을 잃지 않으면서 현실과 타협하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유 후보도 이번 대선에서 바른정당 단독으로는 승산이 없음을 짐작하면서도 끝내 완주를 고집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 후보는 단일화에 느긋한 입장이다.

이미 바른정당 소속 국회의원의 지역 기초의원 들이 다시 한국당으로 돌아가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대다수 유권자는 우파니 좌파니 2분법 논리를 원하지 않고 있다. 큰 테두리에서 같은 이념과 노선을 지닌 다른 보수 정당과 연대하는 것도 그리 달갑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정치권은 반(反)문 때문에 단일화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안 후보와 단일화를 원한다면 먼저 홍 후보나 유 후보간 보수 단일화를 통해 보수 세력을 복원시켜야 한다.

이미 무너진 보수의 목표는 1차적으로 자신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겠지만 2차적으로는 좌파의 집권을 막겠다는데 있을 것이다. 지금 형세로는 홍 후보 혼자서하기 어려운 것이고 유 후보와 단일화 한다 해도 너무나 벅찬 일이다.

특히 바른정당 내에서는 유 후보를 사퇴시켜 안 후보와의 연대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강한 모양인데, 그것이 비록 문재인의 집권을 막을 수 있는 선택이라고 해도 보수와 진보 연대는 그야말로 바른정당 노선의 일탈이다.

우리 정치사에 진보와 보수 연대나 통합이 그리 흔치 않다. 굳이 찾아본다면 199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씨가 다 이긴 선거를 김대중-김종필의 DJP연대 내줬다.

군부 독재 타파를 평생 주장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5·16 세력과 손을 잡아 대선에서 승리한 것이다. 그리고 5년 뒤 노무현과 정몽준의 단일화가 이뤄지면서 보수는 또다시 정권을 놓쳤다.

이렇듯 2차례 진보와 보수 단일화 또는 연대가 성사됐고 그 결과 승리했다. 하지만 보수대 보수 단일화는 아직 못 봤다.

바른정당은 홍. 안. 유 단일화를 추진하기 전에 홍과 유 후보의 단일화를 성사시켜야 한다. 그 다음이 진보와 보수 단일화 일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화학적 단일화가 우리 국민이 바라보는 지향치인지 먼저 정치권은 생각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