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단일화 '모락모락'… 속내는 동상이몽
후보 단일화 '모락모락'… 속내는 동상이몽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4.2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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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安 안되고 범보수는 가능"… 보수세력 재결집 계산
국민의당 내 찬반 갈리는 듯… 투표지 인쇄일 '분수령'

▲ (사진=연합뉴스)
잠복해 있던 후보 단일화 이슈가 반문진영에서 다시 부상하고 있는 모양새다.

바른정당이 심야의원총회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안철수 국민의당, 유승민 대선 후보의 '3자 단일화' 제안 방침을 밝히면서다.

정작 각 후보들은 선을 긋고 있지만 각 당이 물밑 접촉을 이어가며 논의가 급진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바른정당은 김무성, 주호영, 정병국 공동선대위원장이 당 차원에서 후보단일화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도무지 오르지 않는 지지율에 사분오열된 보수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집권을 막을 수 없어 단일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사자인 유 후보는 거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유 후보는 25일 홍 후보에 대해서는 '성완종 리스트' 연루와 최근 불거진 과거 성범죄 모의 가담 등을 이유로, 안 후보의 경우 불안한 안보관 등을 이유로 단일화 불가론을 고수중이다.

유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완주 입장에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 "기존 입장에서 변한 게 아무것도 없다"고 못박았다.

홍 후보는 바른정당의 '3자 단일화 제안'방침과 관련, "이념과 정체성이 다르다"며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는 선을 그었다.

다만 유 후보를 포함해 조원진 새누리당 후보, 남재준 통일한국당 후보 간 4자 단일화에 무게를 실었다.

탄핵찬성파인 바른정당은 물론 탄핵반대파인 태극기집회 세력까지 단일화 대상으로 묶으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때 이탈한 보수세력을 재결집시키겠다는 계산인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도 거부의사를 밝히기는 마찬가지다.

안 후보의 선대위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정치인들에 의한 인위적 연대는 거부한다. 오직 국민에 의한 연대만 가능하다"면서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고 밝혔다.

한국당 등과의 단일화 논의에 얽히는 것만으로도 호남을 비롯한 핵심지지층이 흔들리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단일화를 두고 찬반이 갈리는 모양새다.

손학규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안 후보가 대통령이 돼도 국회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구도가 형성될 필요가 있다"면서 "바른정당과 합당이나 공식적인 연대, 그것도 아니라면 중도개혁 세력이 다음 정부를 이끌어 나간다는 믿음을 주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한때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와 오차범위 안에서 '양강구도'를 그려왔으나 최근 들어 보수층과 50대, 호남, 대구·경북(TK)에서의 지지층이 이탈하면서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당 내에서도 단일화의 필요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이들이 일부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후보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투표용지 인쇄전인 30일 이전에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

선거일 전날까지도 당사자 간 합의만 있으면 단일화를 할 수 있지만 사퇴한 후보의 이름이 투표용지에 찍혀있으면 사표가 나올 수 있어 단일화 효과는 반감되기 때문이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