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 "崔, 삼성동 2층 돈으로 유연·유주 키우라 했다"
장시호 "崔, 삼성동 2층 돈으로 유연·유주 키우라 했다"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4.2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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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최순실-장시호 검찰 조사 당시 상황 공개
"朴 집서 돈 찾으라고 해… 거액 현금 있었을 것"

▲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65)의 삼성동 사저에 거액의 현금이 있었고, 최순실씨(61)가 이를 빼내 자신의 딸 정유라씨(21)와 정씨의 아들을 키우라고 했다는 주장이 법정에서 제기됐다.

최씨의 조카 장시호(38)씨는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의 뇌물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증언했다.

장씨는 특검의 "최씨가 증인에게 '잘 들어 삼성동 2층 방에 돈이 있어. 유연(정유라)이와 손자(정유라 아들)는 그 돈 갖고 키워'라고 말한 것 기억하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검사실에서 이모 최씨를 만나자 담당검사가 있는 자리에서 최씨 앞에 무릎 꿇고 살려달라고 말했냐"는 질문에도 "네"라며 "제가 무슨 잘못 때문에 검찰에 왔는지 그때는 몰라서 그렇게 말했다"고 답했다.

그는 그러면서 "영재센터에 대해서는 이모가 알고 있었고 (저는 몰랐다.) 그날 이모가 '네가 무슨 죄가 있니. 내가 한 거 심부름한 것인데'라고 말하면서 '검사님 유진(장시호)이는 언제 나갈 수 있나요. 제가 진술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날 두 사람은 담당 검사를 마주보고 나란히 앉아 있었는데, 최씨가 계속 장씨에게 무언가 귓속말을 하려 했다고 한다.

장씨가 잘 못알아듣자 최씨가 A4 용지를 반으로 접어 글자를 쓰기 시작하더니 발로 장씨를 툭 차면서 볼편으로 A4 용지를 찍으며 종이를 보라고 했다고 한다.

장씨는 처음엔 종이에 써진 글씨를 제대로 못알아봤는데, 처음에 알아본 글자는 '삼성동, 유연이, 유치원'이었다고 장씨는 말했다.

또 최씨는 검사에게 '물이 마시고 싶다'고 말해 검사가 정수기로 이동하자 다시 '삼성동 2층방, 유주 유치원'이라고 썼다고 한다.

장씨가 이 말도 못알아듣자 최씨는 다시 한 번 물을 마시고 싶다고 말해 검사를 정수기로 보낸 다음 장씨 귀에 대고 "잘 들어. 2층 방에 돈 있어. 유연이 유주 그 돈 갖고 키워"라고 말했다는 것.

장씨는 특검 측이 "최씨가 다시 검사에게 증인에게도 물 한 잔 갖다달라고 요구해 정수기 쪽으로 가자 '삼성동 경비가 널 모르니 이모 심부름 왔다고 하면 문 열어줄거야'라고 말했냐"는 질문에 "네, 돈 찾으러 갈 때"라고 답했다.

장씨는 당시 검사실을 나오면서 "정말 삼성동 사저에 돈이 있다고 얘기하는 것인지, 삼성동 사무실 2층에 돈이 있다는 것인지 정확히 못 알아들어서 '잘 알아들었니'라는 눈빛으로 (최씨가) 얘기하는 데 굉장히 혼란스러웠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씨는 "최씨의 말을 듣고 박 전 대통령 사저에 거액의 현금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특검 측 질문에 "네"라고 답하면서도 "누구 돈인지 거기까지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장씨는 자신도 구속상태임에도 최씨가 삼성동 현금을 가지고 딸 유라씨 등을 키워달라고 한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 검사가 저는 다 자백해서 금방 나갈 수 있다고 얘기해 줬다"고 말했다.

최씨도 검사실을 나가는 장씨를 따라나오며 "너는 심부름 밖에 한 게 없는데 이게 뭐니"라고 말한 정황 등을 볼 때 장씨가 곧 풀려날 것으로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장씨는 '검찰에서 나가면 그 돈으로 정씨의 아들 등을 키워줄 수 있다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지금도 삼성동 사저에 거액의 현금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것까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