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송민순 '인권결의안 사전문의' 진실공방
문재인-송민순 '인권결의안 사전문의' 진실공방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4.2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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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측, 검찰에 송 전 장관 고발
宋, 북한대학원대학 총장 사의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이 송민순 전 외교부장관을 서울중앙지검에고발했다. 문 후보 측은 송 전 장관의 문건 유출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공직선거법 위반, 대통령 기록물관리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24일 오전 법무법인 동안의 직원이 고발장을 들고 서울 중앙지검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07년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때 북한의 의중을 반영해 기권 결정을 내렸다는 이른바 '송민순 회고록'을 놓고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이 서로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자료를 제시하면서 공방은 더 격화되고 있다.

송 전 장관은 지난 21일 2007년 유엔 북한 인권결의 표결 전 정부가 북한에 사전문의를 한 정황을 담은 쪽지를 증거로 공개하며 "쪽지를 보고도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지 문 후보가 직접 대답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문 후보 측은 기권 결정을 먼저 내린 후에 북한에 사후 통보했다고 거듭 반박했다. 그러면서 23일 △2007년 11월16일 노 전 대통령 주재 관저회의 자료 발췌본 △11월18일 청와대 서별관 회의 외교안보 간담회 배석자 기록 △11월18일 외교안보 간담회 때 논의된 대북 통지문 주요 내용 등 3가지 문건을 공개했다.

그러나 송 전 장관은 문 후보의 주장에 대해 "표결 직전까지 문 후보가 관여한 가운데 논의가 진해됐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문 후보 측은 24일 문 후보 측은 송 전 장관에 대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공직선거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하는 등 법적 대응에도 나섰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2007년 11월16일 당시 노 전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기권이 결정됐다'는 내용 등이 담긴 문건 3건을 전날 공개한 사실을 들면서 "여러 논란이 완전히 해명됐다.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 줄 것을 각 후보 캠프에 호소한다"고 말헀다.

앞서 북한을 '주적(主敵)'으로 규정할 것인가를 놓고 문 후보를 압박했던 자유한국당·바른정당 등 보수정당은 '송 회고록'과 관련해서도 문 후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연일 공세를 퍼붓고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원내대표는 이날 선대위에서 "송 전 장관이 밝힌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김정일 결재사건'은 대선 전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며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는 국기문란"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당은 진실규명을 위해 △ 국회 국정조사 △ 국회 운영·정보·국방·외교통일위원회 소집 요구 △ 문 후보 사퇴 요구 △ 관계기관의 관련 회의록 일체 공개 등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며 강력 대응에 나섰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MBC라디오에서 "비밀로 분류돼 있는 남북관계 문건을 갖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나쁜 일"이라면서도 "색깔논쟁이 아니다. 문 후보가 명확히 밝히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편 송 전 장관은 이날 학원대학교에 총장직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자료를 공개할지에 대해 "지금은 제가 태양을 태양이라고 해도 낮에 뜬 달이라고 하고 넘어갈 상황"이라며 "제가 뭘 해도 안될 것이다. 추가 공개할 필요를 지금은 못 느낀다"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의 사표가 수리되면 공식 직함이 없는 사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