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해외직투 40조원 돌파…미국·베트남으로의 투자 급증
韓 해외직투 40조원 돌파…미국·베트남으로의 투자 급증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4.2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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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의 투자는 정체…3년째 30억달러대 수준
▲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공장.(사진=삼성전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해외 직접투자액이 4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대(對) 중국 직접투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술 및 시장 획득과 제조 공장 설립을 위해 미국과 베트남에는 투자가 많이 늘어났다.

24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투자통계를 보면 한국의 총 해외 직접투자액은 2007년 231억 달러(26조2900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해 10년 만인 지난해 352억 달러(약 40조900억원)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으로의 투자는 2007년 57억 달러에서 지난해 33억 달러(3조7600억원)로 오히려 줄었다.

대 중국 직접투자액은 2013년에는 52억 달러였으나 2014년 32억 달러로 급감한 후 2015년 30억 달러, 지난해 33억 달러로 30억 달러대 수준에 머물렀다.

2014년 중국 투자가 전년보다 많이 줄어든 이유는 전반적으로 대 중국 투자가 정체를 보이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70억 달러 규모 시안(西安) 반도체공장 건설이 2013년 일단락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투자가 줄어드는 동안 미국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전체 해외 직접 투자액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대 미국 투자는 129억 달러(14조6900억원)로 중국 33억 달러의 4배에 달했다. 지난해 미국 투자는 2013년(57억7000만 달러)보다 123.6%나 급증했다.

이는 선진기술 도입을 위해 미국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경우가 늘었고 현지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도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세계 최대인 미국 전장기업 하만(HARMAN)을 80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최근 3년간 미국에서만 10여 개 기업을 인수했다. 또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텍사스 반도체공장에 1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한다.

현대자동차도 앞으로 5년간 31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올초에 발표했다. LG전자도 테네시주에 연간 100만 대 생산능력을 갖춘 세탁기 공장을 짓기로 했다.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워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주요 대기업에 미국 내 공장 건설 등을 요구하면서 이런 흐름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으로의 투자도 지난해 22억7000만 달러(2조5800억원)로 2013년(11억5000만 달러)보다 배가량으로 증가했다.

연평균 6%대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젊은 노동력, 저렴한 임금으로 주목받는 베트남에는 중소기업의 진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