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이날 KBS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김정일에게 사전에 물어봤느냐고 하니 작년엔 기억이 안난다고 했다가 올해 2월에는 국정원을 통해 확인해봤다고 했다. 그런데 지난 토론회에서는 또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고 추궁했다.
이에 문 후보는 "여러번 말했듯 사실이 아니다"며 "당시 11월16일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대통령이 기권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 후보가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라고 느껴왔는데 구태의연한 색깔론을 펴고 있다"며 "실망스럽다"고 반격했다.
문 후보는 유 후보가 중간에 끼어들려고 하자 "끊지 마세요", "방해하지 마시고요"라고 발끈하기도 했다.
이에 유 후보는 "대통령이 될 사람이 주한미군 연합훈련, 사드 배치 등 문제를 김정은에게 미리 통보하면 안되지 않느냐"며 "이게 왜 색깔론이냐"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이 문제에 대해 벌써 공개적으로 말을 네 번이나 바꿨다"며 "발언이 거짓말으로 드러나면 후보사퇴할 용의가 있느냐"고 반격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역시 "송 전 장관의 말에 따르면 문 후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홍 후보는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거짓말을 안 하는 것"이라며 "잘못했으면 솔직히 인정하고 넘어가야지 거짓말을 해서는 지도자 자격이 없다"고 공격했다.
두 후보간 충돌이 거세지자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끼어들었다.
심 후보는 "유 후보는 건전 후보, 합리적 보수를 추구하는 분인데 이 문제에세 중요한 것은 정부 결정이 잘 된 것이냐, 잘못된 것이냐 진실공바이 아니다"며 "그 당시 제가 대통령이었다면 기권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심 후보는 "국민은 새누리당에서 10년간 너무 적대적으로 대치관계에 있어 상상이 안가겠지만 그때는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고 6자회담도 이뤄질 때"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상회담과 총리, 국방장관 회담이 줄지어 하고 6자회담도 했다. 그 기회를 살리는 정무적 판단을 중심에 두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유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북과 대화를 하지 않고 담을 쌓을 것이냐"고 문 후보를 두둔했다.
사실상 문 후보가 해명해야 할 이야기를 자신이 풀며 보수진영의 근본적인 대북정책을 비판한 셈이다.
이에 유 후보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 북한과 당장은 대화를 하지 않겠다"면서도 "대화 채널은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다만 "문 후보가 처음부터 단호하게 자신 있게 당당하게 입장을 밝혔으면 이렇게 비화가 안 됐을 것"이라며 "모호한 태도가 자꾸 정쟁을 키우고 있다"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