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결의안 표결 앞두고 북한에 확인하고 결정하자고 말한 사람은 문재인이 아닌 송민순'이라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장관이 회고록에서 펼친 주장과 정반대되는 증언이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송 전 장관은 회고록에서 2007년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북한에 '사전 문의' 제안 당사자라고 적시하고, 최근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는 '쪽지'를 추가로 공개하며 문 후보가 거짓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07년 11월 18일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을 논의했던 서별관회의에 참석했던 참여정부 핵심인사 A씨는 23일 오마이뉴스에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북한에 확인하고 결정하자고 말한 사람은 정작 송 전 장관 본인이었다"고 증언했다.
송 전 장관 자신이 '사전 문의'를 제안해 놓고 문 후보가 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A씨는 당시 서별관회의 참석자들의 발언을 청와대 공식 수첩에 아주 자세하게 적어 놓았다고 전했다.
A씨는 "문재인 실장은 (북한에 의사를 확인하자는 제안에) '(북한 인권결의안 결정에 대한) 양해나 통보 등은 정무적으로 부담이 되니까 하지 않는 게 좋다'는 말까지 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실장은 그날 회의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에 찬성하자는 쪽이었다"면서 "처음에 북한에 보낼 통지문을 작성한 것은 외교부였다. 당시 작성한 통지문을 구술해보라고 하니, 북한을 자극하는 워딩들이라서 다시 작성해서 국정원에서 보냈다"라고 전했다.
국정원이 다시 작성한 통지문 내용에 대해서는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남북관계에는 변화가 없다'는 내용이었다"라며 "(찬성인지 기권인지 등)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쪽(송 전 장관)에서 이를 '조작'이라고 주장해주면 고맙겠다"라며 "(11월 18일 회의) 메모만 있는 게 아니다. 다른 메모도 있다"면서 자신이 작성한 '메모'의 증거력에 자신감을 보였다.
끝으로 2016년 10월 송민순 회고록이 논란 됐을 당시 이같은 메모를 내놓지 않고 현재 시점에서 반박하는 자료를 공개한 것에 대해 A씨는 "당시에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메모도 뒤늦게 찾았다"고 해명했다.
[신아일보] 박선하 기자 sunha@shina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