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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중단' 권유하자 靑 관계자 "당신만 다친다"김기춘·조윤선 재판서 문체부 국장급 간부 증언
"청와대와 관련돼 문체부 입장 바꾸기 힘들었을 것"
전호정 기자  |  jhj@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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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20  17:3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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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인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전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급 간부가 이른바 '블랙리스트' 중단을 건의했으나 청와대 측 관계자가 "당신만 다친다"며 거절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우모 전 문체부 예술정책관(국장)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 같은 취지로 증언했다.

이날 우 전 국장은 지난해 초 김종덕 당시 장관에게 "예술인 지원배제는 극좌나 극우가 아닌 중간지대에 있는 예술인들을 정부에 등 돌리게 하는 마이너스 정책이다. 예술인을 껴안는 플러스 정책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또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 소속 김모 행정관을 만나서도 블랙리스트 업무 중단을 권유하며 자신이 교문수석실 관계자를 만나 설득하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모 행정관은 "우 국장이 해결할 수 없고, 우 국장만 다칠 수 있다"고 답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우 전 국장은 "(윗선 지시를) 충실히 집행하지 않거나 반대하거나 거부하는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왕왕 있어서 그렇게 말한 게 아닌가 싶다"고 풀이했다.

특히 우 전 국장은 블랙리스트가 수면 위로 올랐을 초기에 조윤선 전 장관에게 "지원배제 행위가 있었다는 걸 일정 부분 시인하고 사과하는 게 어떻겠냐"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은 "정관주 차관하고 상의하고 보고하는 거냐"고 물어보며 "1차관과 상의하고 다시 보고하겠다"고 대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전 국장은 당시 정 차관에게도 같은 취지의 건의를 했는데 "야당의 문제 제기나 언론 의혹 보도가 있지만, 결정적 물증을 제시한 건 아니지 않으냐. 여기서 인정하고 시인할 필요까진 없다.그럴 단계는 아니다"라는 취지의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우 전 국장은 특검이 "블랙리스트 집행을 중단할 기회가 중간중간 있어 보이는데 중단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자 "문체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BH(청와대)가 관련돼 있어서 쉽게 바꾸지 못한 것 같다"고 답했다.

또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예술행정 원칙에 따라서 지원배제 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1년 이상 공식 입장을 유지해 와서 인간적으로 그걸 바꾸기가 쉽지 않았을 거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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