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권 어쩌다 대선 '이슈메이커' 됐나
전인권 어쩌다 대선 '이슈메이커' 됐나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4.2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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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인사 대선후보 지지선언에 쏟아지는 비난
신대철 "소신대로 지지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
▲ 가수 전인권 씨가 1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만나 지지 의사를 전달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국민의당 제공)

가수 전인권은 지난 이틀 난데없이 정치권 한가운데로 소환됐다.

그는 5월 공연을 앞두고 지난 18일 간담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에서는 전인권을 '적폐 가수'라고 비난했다.

19일 진행된 2차 tv 토론에서도 이 문제를 두고 안 후보와 문 후보는 신경전을 벌였다.

안 후보는 문 후보에게 "최근 전인권씨가 저를 지지한다고 했다가 정말 수모를 당했다. 문 후보 지지자들로부터 심지어 적폐가수라는 말까지 들었다. 이게 옳은 일인가"라고 따졌다.

그러자 문 후보는 "제 얘기에 대해 국민을 적폐세력이라고 했다는 식으로 오독하는 것이야말로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말했고, 안철수 후보는 "이런 것이 적반하장일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처럼 유명인들의 대선후보 지지는 정치권은 물론이고,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공직자가 아닌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이지만, 때로는 문제도 불거진다. '표현의 자유'를 행사했을 뿐인데 공격과 비난의 화살을 받거나 '정치적 탄압' 논란이 인다.

국정농단의 연장선상이었던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놀란 문화계가 이번 대선에서는 몸을 사린다는 관전평도 나온다.

예년에 비해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문화계 인사들의 숫자가 적고, 이른바 '스타급'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대선 후보 공개 지지자 중에는 '태양의 후예'의 김은숙 작가와 소설가 공지영, '미생'의 윤태호 작가, 영화감독 임순례와 장항준, 가수 이은미와 신대철 정도가 '핫'한 인물이다.

마돈나, 스칼릿 조핸슨, 애슐리 저드, 메릴 스트리프, 알렉 볼드윈, 로버트 드니로, 샤이아 라보프 등 대형 스타들이 미국 대선에서 거침없이 정치적 의견을 밝혔던 것과 지극히 비교되는 모습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장미 대선 정국에서 정치적 성향을 드러낸 전인권이 '소신있다'는 평가보다는 특정 후보 지지층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며 "정치적 소신을 보인 대중문화인을 향한 정치적, 대중적 보복이 반복되니 결국 입을 꼭 다무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꼬집었다.

신대철도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 전인권 선배는 나도 친하고 내가 좋아하는 분"이라며 "우리 삶 자체가 정치의 연장선에 있으니 자기 소신대로 누군가를 지지하고 선택하는 건 지금까지 못해왔을 뿐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