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SK하이닉스 ‘도시바 인수’ 한방이 필요하다
[기자수첩] SK하이닉스 ‘도시바 인수’ 한방이 필요하다
  • 신민우 기자
  • 승인 2017.04.19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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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이 치열한 수싸움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일단 도시바가 잠재적 인수후보군으로 지정한 업체는 SK하이닉스, 홍하이 그룹(대만), 웨스턴디지털(미국), 브로드컴(미국) 등이다. 이 가운데 도시바와의 협력관계였던 웨스턴디지털은 인수에 대한 독점교섭권까지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로서는 홍하이 그룹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이 업체가 가장 높은 입찰 금액인 3조엔(약 31조원)을 써냄으로써 승부수를 띄운 탓이다. 여기에 자회사로 편입시킨 샤프를 끌어들였고 애플과 소프트뱅크에까지 손을 내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일본 FI(재무적투자자)와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손을 잡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도시바 메모리사업 부문 인수에 강력한 의지를 밝힌 만큼 쉽사리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도시바 반도체를 두고 일본 내부에서는 “미국에 파는 한이 있더라도 한국과 중화권에는 팔지 않겠다”는 기류가 강하다. 우리나라는 일본과의 라이벌이고 대만은 신흥강자다. 중국은 이번 인수전에서 언급이 많이 되지 않지만 나름대로 ‘반도체 굴기’를 꿈꾸고 있다.

낸드플래시 반도체 기술이 우리나라 혹은 대만에 유출되면 일본으로서는 치명타를 받을 수 밖에 없다. SK하이닉스와 홍하이 그룹이 외국 기업과의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이유도 단순히 자본확보뿐 아니라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낸드플래시 반도체 분야 부동의 1위는 삼성전자다. SK하이닉스는 이에 도전장을 내밀기 위해서라도 도시바 반도체를 인수해야만 한다. 한때 ‘밀월관계’에 대한 전망이 나왔던 홍하이 그룹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SK하이닉스가 반전의 카드를 꺼내야 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신아일보] 신민우 기자 ronofsmw@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