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한국 채권 사재기…올해 17조원 어치 샀다
외국인, 한국 채권 사재기…올해 17조원 어치 샀다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7.04.18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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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채권 보유잔액 한때 ‘102조원’ 기록

외국인 투자자들이 북한 핵실험 등 ‘한반도 리스크’ 증가에도 원화 채권을 대거 사들여 올해 들어서만 17조원 가까운 순매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연초부터 14일 현재까지 16조5000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에 외국인은 만기가 도래한 5조원 규모 채권에 다시 투자하고도 10조원 가까운 국채에 순투자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원화채 보유 잔액은 지난해 말 89조원 수준에서 현재 99조3000억원 안팎으로 증가했다. 원화 채권 보유잔액은 11일 102조원에 달해 지난해 2월 초 이후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겼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주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졌던 상황에서도 원화 채권을 적극 매집했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보름 동안에만 국내 채권을 2조9000억원어치 넘게 샀다.

본래 외국인의 원화채권 사재기는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지난해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빠른 속도로 금리 인상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자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이 빠져 나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미국이 금리를 올렸지만 외국인은 원화 자산 추가 매입에 착수해 채권시장 강세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한국이 미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 위험에서 벗어나면서 원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도 나온다. 다만 원/달러 상승세(원화 약세)가 바로 추세적으로 나타나지도 않고 있다.

실제 전날 원/달러 환율은 북핵 위험 완화에 긍정적 반응하면서 전거래일에 비해 2.3원 내린 1천137.7원으로 마감했다.

여기에 글로벌 채권시장 분위기도 우호적이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연 2.24%로 하단 수준인 2.20% 근처까지 내려왔다.

[신아일보] 곽호성 기자 luck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