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황금연휴는 먼나라 얘기” 중소기업, 빨간날도 일한다
“5월 황금연휴는 먼나라 얘기” 중소기업, 빨간날도 일한다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7.04.1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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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적 인력난·납품기일·매출 등 영향… 대·중소기업 직원 간 희비 교차

“황금연휴요? 먼 나라 얘기죠. 빨간 날도 못 쉬어요.”

경기도 안산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A씨는 한숨을 내쉬며 5월 초 최장 9일간의 황금연휴에 휴가를 낼 수 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A씨는 “봄철에 제품 수요가 쏟아지기 때문에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휴일에도 근무해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대기업 근로자들이 5월 황금연휴를 즐기는 반면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는 먼 나라 얘기다.

17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중소업체들은 대기업과 달리 제품 납기와 매출 등을 이유로 5월 초 징검다리 연휴에도 근무할 예정이다.

경남 창원공단에 입주한 한 중소기업은 5월 1일(근로자의 날), 3일(석가탄신일), 5일(어린이날) 공휴일 중 직원별로 하루나 이틀만 쉬기로 했다. 제품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평일인 2·4일은 정상근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장과 관련 없는 대기업 등에선 휴가를 쓸 수 있지만 공단의 중소기업에서는 어려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식품을 다루는 한 중소기업도 직원 수가 적고 납기일을 맞춰야 하므로 대기업처럼 연휴에 쉬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중소 건설업체 현장직원이나 직원이 10여명 되는 소기업 등은 5월 공휴일에 하루도 못 쉬는 곳도 허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연휴에 한화케미칼, 한화테크윈 등 한화그룹 제조 계열사와 효성 등 일부 대기업 직원은 5월 2일과 4일 공동 연차를 활용해 휴무해 4월 29일부터 5월 7일까지 무려 9일짜리 휴가를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 등 다른 주요 대기업도 직원들이 개인별로 자율적으로 휴가를 쓰도록 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휴가 일수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고질적으로 인력난을 겪고 대기업 등에 납품 기일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또 생산계획이나 업종성격에 따라 공장 가동을 멈출 수 없는 업체들은 직원들에게 휴가를 주면 대체인력을 어렵게 확보해야 하고 이에 따른 추가비용도 부담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올해 중소기업의 5월 연휴 기간 상당수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납품 기일을 맞추기 위해 공장을 가동할 것”이라면서 “중소기업 직원 절반가량은 공휴일 이외에는 쉬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