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잊을까요” 노란 물결 속 남녀노소 추모 발길
“어찌 잊을까요” 노란 물결 속 남녀노소 추모 발길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4.1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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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신항, 진도, 안산서 각각 3주기 추모제 잇따라 열려
미수습자 수습 기원·희생자 추모…黃 “선체 조사 철저”
▲ 세월호 참사 3주기인 16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가 추모객들이 달아놓은 노란 리본 뒤로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6일은 제주도 수학여행 꿈에 부푼 단원고 학생 등 476명을 태운 세월호가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지 3주기가 되는 날이다.

전날 전국 곳곳에서 희생자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린 데 이어 3주기 당일인 이날도 미수습자 9명의 온전한 수습을 기원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분위기는 계속됐다.

세월호가 거치돼 있는 목포신항에는 이른 아침부터 1000여명 가까운 사람들이 방문했다.

엄마 손을 잡은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목포신항을 찾은 시민들은 조용히, 그러나 한목소리로 미수습자 가족들과 유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했다.

미수습자 가족의 요청으로 별도 행사는 열리지 않았지만, 오후 3시부터 6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천주교 광주대교구 주관으로 ‘세월호 참사 3년 미사’를 진행했다.

천주교인들을 비롯해 미사에 참석한 시민들은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들이 슬픔과 고통에서 벗어나길 희망하며 미사를 봉헌했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 진도 팽목항 분향소 앞에서 열린 3주기 추모행사에는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을 비롯해 윤영일·박준영 의원, 이낙연 전남지사, 이동진 진도군수, 진도군민 등 모두 1000여명이 참석했다.

단원고 허다윤양의 부친 허홍환씨는 추모사에서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홉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관심과 격려를 부탁한다"며 "세월호는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인 만큼 그날까지 우리와 함께 해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금까지 우리 가족들을 보살펴주면서 3년 동안 버티게 해준 진도군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고 덧붙였다.

▲ 세월호 참사 3주기인 16일 오전 세월호가 거치된 전남 목포신항을 찾은 시민들이 노란 리본이 가득 달린 부두 펜스 너머로 세월호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합동분향소가 있는 경기 안산에서는 세월호 참사 추모제인 ‘3주기 기억식’을 열렸다.

기억식은 오후 3시 안산시 전역에 울리는 추모사이렌과 함께 묵념을 시작으로 추모사, 시낭송, 추모 영상 상영, 자유발언, 추모공연 등이 이어졌다.

4·16가족협의회, 안산시 등이 공동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유가족과 시민, 남경필 경기지사, 이재정 경기교육감, 제종길 안산시장, 교육부차관 등 각계각층의 인사 2만여명(경찰 추산 8000여명)이 참석했다.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추모사에서 "우리는 아이들과 304명의 국민이 하루아침에 사라진 그날을 잊지 않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개선이 이뤄질 때 참사로부터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사회가 참사의 교훈을 기억할 때 안산, 대한민국의 따뜻한 봄을 회복할 수 있고, 안산은 416안전공원 건립을 통해 안전공원 도시로, 국민권리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참석자들은 추모제가 끝난 후에는 분향소를 찾아 분향과 헌화를 했다. 몇몇 분향객은 끝내 눈물을 참지 못하고 분향소를 나오며 연신 벌개진 눈을 훔쳤다.

앞서 분향소까지 4㎞가량을 걷는 '봄길 행진'을 비롯해 시화전과 퍼포먼스 등 안산 전역에서는 종일 다양한 추모 행사가 이어졌다.

한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세월호 참사 3주기인 16일 "정부는 세월호를 육상에 거치하고 미수습자 수습에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신속하고 철저한 선체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 목포 신항에서 미수습자 가족을 만나 눈시울을 붉혔던 황 권한대행은 이날 '제3회 국민안전의 날' 대회사에서 "지금 이 시각에도 목포신항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기다리는 미수습자 가족 여러분께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며 정부는 조사위원회가 원활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