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선 후보, 인기몰이식 안보 공약 안돼
[사설] 대선 후보, 인기몰이식 안보 공약 안돼
  • 신아일보
  • 승인 2017.04.1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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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한반도 위기설’이 대선정국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잇단 대북 강경론에 이어 선제 타격론까지 인터넷과 SNS를 중심으로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군의 태평양사령부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한반도 주변 해역에 배치하기로 하면서 더욱 불거지고 있다.

하지만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북 군사행동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미국인 30만 명 소개 문제 등 현재 상황에서 독자행동을 감행하기에는 그리 녹록치 않다고 보고 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다”는 취지라고 밝혔고 우리 국방부도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기 위한 차원”이라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섣부른 판단은 안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 등 잇단 도발에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강경 대응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 국무부는”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을 저지하기 위해 모든 능력을 동원하겠다”고 천명한 상황이다.

북한 태양절인 15일께 미국 칼빈슨호가 이끄는 제1항모전단이 한반도 주변 해역에 진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과장된 예측에 대해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지만 앞으로 어떤 형태로 전개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대선을 앞두고 안보가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대선주자들은 안보의 중요성을 외치고 있지만 주도권 경쟁에만 골몰하고 있어 안타깝다.

역대 선거 때마다 불거진 북풍(北風) 논란이 이번에는 미국에서 불어온 미풍(美風)으로 인한 안보 변수란 점에서 종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비춰지고 있다. 한반도 전쟁 위기설이 나오면서 대선 후보들의 입장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특히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사드 배치에 대해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고 반대했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도 “북한이 핵을 고도화해나간다면 사드 배치가 불가피하다”고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안보 위기설에 보수와 중도 표심을 잡기 위한 우클릭 경쟁에 나선 모양새다.

반면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고 있는 홍준표 자유한국당과 유승민 바른정당 등 보수 후보들은 “좌파 정권이 북핵위기를 불렀다”며 문·안의 안보관을 불신하며 반전의 계기로 삼으려 하고 있다.

‘한반도 위기설’이 대선 구도에 변화가 일지 주목되고 있지만 표심 잡기 위한 안보 공약은 안 된다. 한치 앞이 안보이는 위중한 안보상황에 확고하고 명확히 의견을 제시하고 검증을 받아야 한다.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될수록 한반도의 전쟁 위험 지수는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한반도 위기설은 남의 얘기가 아니다. 우리 눈앞에 닥쳐있는 현실이다. 외부로부터의 군사·비군사적 위협이나 침략을 억제하기 위한 국가 안보의 중요성은 그 어느때보다 커졌다. 사전 대비만이 이를 답보할 수 있을 것이다. 안보는 우리나라의 국익과 생존에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선 후보들은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국방.안보 정책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급 선회된 인기몰이식 공약으로는 유권자의 시선을 붙잡을 수 없을 뿐더러 특히 국민들의 불안감을 표심 끌기 위한 도구로 삼아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