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봄 나들이를 떠나보자
[데스크 칼럼] 봄 나들이를 떠나보자
  • 신아일보
  • 승인 2017.04.1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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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학 사회부 부국장
 

나무에 새싹이 돋는 것을 어떻게 알고 새들은 먼 하늘에서 날아올까. 물에 꽃봉우리 진 것을어떻게 알고 나비는 저승에서 펄펄 날아올까. 아가씨 창인 줄은 또 어떻게 알고 고양이는 울타리에서 저렇게 올까.

김광섭 시인의 ‘봄’ 동시의 한 구절이다.

이처럼 봄소식에 새도, 나비도 나는데 하물며 사람이 이 완연한 봄을 잠시나마 만끽하지 못한다면 이 역시 여유 없는 단편에 치우친 삶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날이 풀리고 본격적인 나들이 계절이 돌아오면서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꽃잎’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마음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동·식물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자라나고 새로운 생명들이 태어나며, 시내와 도로변 어느 곳에서나 개나리, 산수유, 벚꽃들이 활짝 피어 보는 이들의 마음에 살랑살랑 봄바람을 일으킨다. 몸을 가득 채워주는 완연한 봄기운이 자꾸만 일상에서 벗어나 봄나들이를 떠나라고 부추긴다.

소파에 누워서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한 주일 동안 못 봤던 TV를 보며 휴식과 여유을 즐기고 싶은 그런 날 주말, 그런데 현실은 그런 여유를 즐길 틈이 없다. “쉬는 날 누워서 TV만 보느냐”는 아내의 따가운 시선, 우리도 놀러가자는 아이들의 성화, 이게 현실이다.

그리고 잠시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 ‘어디를 가야 하나’ 고민을 해야 한다. 여기에다 가족 나들이 라도 떠나 볼까 하면 주머니 사정은 녹록지 않고, 그렇다고 현실을 외면할 수도 없는 터, 고민이다.

이런 고민을 접고 먼 나들이를 계획하기 보다는 가족과 함께 가까운 동네 꽃구경을 나가보면 어떨까 생각이 든다.

연애시절을 떠올리며 아내와 팔짱을 끼고 만개한 꽃길을 걸어 보고, 아이들에게는 꽃과 향기 그득한 자연을 선물해 주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솜사탕을 두손에 잡고 야금야금 먹어 가면서 말이다.

옛말에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란 말이 있다,'열흘 붉은 꽃이 없다'는 뜻으로 오래 가지 못하는 것을 비유한 것으로 봄이 길지 않은 시간 속으로 속절없이 가버리는 데서 연유한다.

작금의 대한민국은 어지럽고 각박한 시대로 우리는 이런 세대를 살고 있다. 마음의 여유를 즐길 틈이 없다고도 하고, 힐링이 되는 것을 찾고 있으나, 찾기가 어렵다고도 한다.

돈이 많은 사람, 지위가 높은 사람, 학문이 높은 사람이라고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다. 행복이란 뜻밖에도 평범하고 소소한 데에서 찾아 볼수 있다.

봄은 탄생의 계절이고 새로운 생명의 계절이다. 무엇 하나 새롭게 태어나고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살아 있는 존재들은 봄에 새롭게 눈 뜨고 새롭게 시작하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한다.

도시라는 인공적 공간 속에서 일상의 고된 일과를 모두 벗어 버리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가족과 함께 예쁜 추억을 만들어 보자. 아이들과 함께 손을 맞잡고 가까운 자연의 품속으로 떠나보자. 

/김종학 사회부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