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리 천장' 두터운 LG전자가 아쉽다
[기자수첩] '유리 천장' 두터운 LG전자가 아쉽다
  • 신민우 기자
  • 승인 2017.04.1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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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여성 고용 현황에 대한 비판에 직면해 있다.

최근 4년간 LG전자의 여성 임원 선임률은 1%가 채 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0.9%였고, 2013~2015년 3년간 줄곧 0.6%에 불과했다. 국내 10대 그룹에서 하위권에 머무르는 수준이다.

여성 고용에 대한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일반 직원 급여에서도 남녀 간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났고, 해가 지날수록 그 격차도 늘었다.

소위 말하는 '유리천장'이 글로벌 그룹 LG전자에도 존재하는 셈이다.

여성 임원을 늘리고 사내 남녀 평등을 구현하려는 세계적 추세를 감안한다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행보다. 

실례로 기업 연구소 에킬라르 통계에 따르면 2015년 미국 상장 기업의 임원 15%가 여성이었다. 2013년 12%, 2014년 14%로 점차 그 수치도 증가하고 있다.

여성 임원을 늘리려는 것은 단순히 기업의 '보여주기식' 행정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2015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여성임원 비율이 10%가 넘는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전체 상장기업의 평균을 웃돌았다. 여성 임원 증가가 실적 향상으로도 이어진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라이벌' 삼성전자는 여성 고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해 삼성전자 여성 임원은 전체 4.6%였다. 세계 수준에 비교하면 아직 모자르지만 국내 기업으로 시선을 돌리면 선진적인 수치다.

LG그룹은 70주년 경영진 만찬에서 '혁신과 변화를 통해 영속하는 기업'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구본무 회장 역시 "변화와 혁신을 통해 영속하는 기업으로의 토대를 만들자"고 주문한 바 있다.

구 회장의 주문과 LG전자의 고용 현황이 과연 궤를 같이 하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남녀 평등'은 경영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요구되는 가치다. 글로벌 경영을 내세우는 LG전자가 이런 추세에 맞는 변화를 보여주기 바라는 마음이다.

[신아일보] 신민우 기자 ronofsmw@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