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 “자본 확충이 살 길”
보험사들 “자본 확충이 살 길”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7.04.1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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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회계기준 대비해 필사적 ‘돈 모으기’

보험회사들이 올해에도 자본 확충에 열심이다. 배당금을 줄이고, 대주주에게서 유상증자를 받거나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권을 발행하는 등의 방법을 동원해 돈을 모으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보험회사들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의 도입을 앞두고 선제 대응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IFRS17이 적용되는 2021년에 현재 수준의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려면 더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생명보험사들은 배당금 규모를 예년에 비해 줄였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주당 1800원을 배당했지만 올해 1주당 1200원으로 줄였다. 총 배당규모는 3328억원에서 2155억원으로 1173억원 줄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에 주주들에게 1352억원(1주당 180원)을 줬으나 올해는 배당규모를 601억원(1주당 80원)으로 감축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에 비해 257억원을 줄인 768억원을 배당했고 농협생명은 올해 배당하지 않았다.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이것은 IFRS17과 이에 따라 시행되는 새 지급여력비율(RBC) 제도에 대비한 것이다. 새 제도에서는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므로 과거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판 보험사를 중심으로 부채가 크게 늘어난다.

따라서 보험회사가 RBC 비율을 좋게 유지하려면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 이것이 보험회사가 배당금을 줄여 자본을 늘리려는 이유다.

고금리 확정형 상품은 주로 생보사들이 팔았다. 따라서 자본 확충 움직임은 대부분 생명보험업계에서 진행 중이다.

동양생명은 중국 안방그룹이 대주주이다. 동양생명은 지난달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로 자본을 5283억원 늘렸다. 이에 따라 지급여력비율(RBC)이 기존 182.0%에서 234.5%로 52.5%포인트 높아졌다.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보험회사들도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갖고 있는 금융상품이다. 채권처럼 금리가 있으나 만기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것은 재무제표상 자본으로 인정된다. 보험사들은 신종자본증권이 자본을 늘리고 지급여력비율(RBC)을 올릴 수 있는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

후순위채권은 파산 때 다른 채권보다 나중에 변제받는 채권을 말한다. 자기자본의 50%인 액수까지 자본으로 인정된다.

[신아일보] 곽호성 기자 luck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