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에쿠스 엔진 관련 결함… 현대차 브랜드 경영 ‘빨간불’
제네시스·에쿠스 엔진 관련 결함… 현대차 브랜드 경영 ‘빨간불’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7.04.1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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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현대차에 리콜 요구… 2011년 생산 차량 6만8천대 ‘캐니스터’ 문제 발견
연이은 리콜로 브랜드 이미지 ‘악영향’… HMC투자증권 “1분기 실적 부진할 듯”
▲ 현대기아차 양재동 사옥.(사진=조재형 기자)

현대·기아자동차의 세타2 엔진 장착 차량에 이어 제네시스·에쿠스 6만8000대에서도 엔진 관련 부품 결함이 확인돼 정부가 리콜을 요구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8일 현대차에 제네시스·에쿠스 등 제작 결함이 확인된 4건에 대해 ‘30일 이내에 리콜하라’고 통보했다”며 “이 기간 자발적 리콜이 이뤄지지 않으면 강제 리콜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현대차의 연이은 리콜 사태는 현대차가 해고한 내부고발자 김광호 전 부장이 작년 국토부에 제보한 32건의 결함 의심 사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결함심사평가위원회는 김 전 부장이 제보한 32건 중 11건에 대해 심의한 결과 4건은 리콜을, 7건은 무상 수리 등 조처를 하라고 결정했다.

리콜 결정이 내려진 4건 중 2011년 생산한 제네시스·에쿠스 차량 약 6만8000대는 캐니스터 결함이 발견됐다.캐니스터는 연료탱크의 증발가스를 모았다가 공기와 함께 엔진에 보내 연소시키는 장치다.

결함이 생기면 정차 또는 정차 직전의 저속 주행 단계에서 시동꺼짐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김 전 부장이 제기한 결함 의심 사례 32건 중 싼타페 에어백 센서 설정 오류, 세타2 엔진 결함, 덤프트럭 엑시언트 등 3건은 이미 리콜이 확정됐다.

이번에 심의한 11건을 제외하면 18건이 남는데, 이 가운데 3건은 제작결함심사평가위가 오는 20일 회의를 열어 리콜 필요성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해당 안건은 아반떼·i30·쏘나타(5만여대)의 MDPS(전동식 조향 장치) 결함과 LF 쏘나타 주차 브레이크 경고등 결함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MDPS는 모터 등의 힘으로 자동차 핸들을 쉽게 조작하게 하는 장치다.

일부 소비자는 이 장치 관련 결함으로 핸들이 무거워져 잘 돌아가지 않는다는 불만을 지속해서 제기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아직 제작결함심사평가위에 상정되지 않은 15건에 대해서도 장기적으로 결함 여부를 모니터링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지난 6일 현대차가 제출한 세타2 엔진 장착 차량에 대한 리콜계획서 검토에도 착수했다.

리콜방법, 대상 차량의 적정성 등을 검증하는 한편 현대차가 의도적으로 결함을 은폐하거나 축소한 증거가 있는지를 별도로 조사할 계획이다.

최근 현대차의 세타2 엔진 결함 관련 리콜 사태가 전 세계에서 이어진 바 있다.
 
지난 10일 캐나다에선 세타2 엔진 결함과 관련해 현대차 7만6683대, 기아차 3만7504대 등 총 11만4187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하는 방안이 확정됐다.

앞서 미국에서는 현대차 57만2000대, 기아차 61만8160대 등 미국에서 총 119만160대를, 국내에서도 그랜저(HG), 쏘나타(YF) 등 5개 차종 17만1348대를 리콜됐다. 

세타2 엔진 결함으로만 총 147만여대에 달하는 차량이 리콜된 것이다.

전 세계에서 자동차의 심장인 엔진 문제로 연이은 리콜 사태를 맞은 현대차는 브랜드 이미지와 매출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HMC투자증권은 현대차에 대해 리콜 비용과 중국 악재로 1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1분기 연결 실적은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0.7% 증가한 22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13.3% 감소한 1조1600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8.7%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명훈 연구원은 “세타2엔진 리콜비용이 약 2000억원 수준으로 반영되고, 중국 시장은 2분기까지 부진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수판매가 예상보다 선전했고 러시아, 브라질공장도 전년 동기대비 20% 이상 증가했지만 울산 1공장 2개월 가동중단에 따라 수출감소가 지속됐고 미국시장 인센티브 증가, 전년동기대비 환율하락 등 부정적 요인이 더 클 것으로 봤다”고 분석했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