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봇물터진 현대차 리콜, 대체 어디까지...
[기자수첩] 봇물터진 현대차 리콜, 대체 어디까지...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7.04.1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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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이하 현대차)의 ‘세타2 엔진’ 결함 관련 리콜 사태가 전 세계에서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미국과 우리나라에 이어 이번엔 캐나다다. 캐나다에선 세타2 엔진 결함과 관련해 현대차 7만6683대, 기아차 3만7504대 등 총 11만4187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하는 방안이 확정됐다.

앞서 미국에서는 현대차 57만2000대, 기아차 61만8160대 등 미국에서 총 119만160대를, 국내에서도 그랜저(HG), 쏘나타(YF) 등 5개 차종 17만1348대를 리콜됐다.

세타2 엔진 결함으로만 총 147만여대에 달하는 차량이 리콜된 것이다.

미국과 캐나다의 리콜은 세타2 엔진의 크랭크샤프트 핀의 표면이 균일하게 가공되지 않아 소음과 진동이 발생하는 결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결함 원인은 엔진 크랭크 샤프트 오일 홀 가공 공정에서 일시적으로 비정상적 상황이 발생했고, 이때 생긴 이물질 때문에 엔진이 고장난 것으로 현대차는 보고 있다.

자동차의 심장인 엔진 문제로 이런 대규모 리콜 사태를 맞은 현대차가 세계판매량 5위의 글로벌 회사가 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동안 부르짖어 온 ‘품질 경영’은 온데간데 없다.

품질경영 논란뿐만 아니라 ‘꼼수’ 리콜이라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현대차는 2015년 세타2 엔진을 탑재한 쏘나타 47만대를 미국에서만 리콜하고 한국에서는 결함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해왔다.

그러다 정부가 조사에 착수하고 강제 리콜이 예상되자 ‘자발적 리콜’로 선수를 쳤다.

강제리콜은 국토부 명령에 따라 리콜대상과 범위가 정해지지만 자발적 리콜은 현대차 스스로 리콜대상과 범위를 결정한다. 즉 현대차는 입맛대로 리콜할 수 있게 된다.

세타2 엔진을 장착한 전체 79만대의 엔진교환에는 약 2조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는 일부 차량의 엔진만 교환해주고 비용을 아낄 수도 있다.

여기에 현대차는 소음 정도를 측정하는 등 추가 검사를 한 뒤 결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차량에 한해서만 새롭게 개선한 엔진으로 교체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실제 리콜은 제한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계속되는 리콜사태에 대한 이런 현대차의 대응은 국내 최대 완성차 브랜드답지 못한 옹졸한 모습이다.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로 거듭나고 싶다면 눈앞의 위기 모면에만 급급하지 말고 ‘기본’부터 다잡길 바란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