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 6자회담 대표 무슨 생각?
[사설] 중국 6자회담 대표 무슨 생각?
  • 신아일보
  • 승인 2017.04.1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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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북핵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연달아 한국을 방문한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미중 양국이 한국 설득 전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미중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양국의 한반도 관련 고위관계자가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지난 미중 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결이 원만하지 않았음을 반증하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이 북한 문제에 대해 이견만 드러내고 끝나면서 한반도 안보지형의 불확실성은 되레 커졌다.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을 막기 위해 미국의 독자적 행동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우다웨이 특별대표를 10일 한국에 보내 윤병세 외교장관을 예방하고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설득에 나선 것이다.

우다웨이 특별대표는 북핵ㆍ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중국 측 입장을 알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노선 수위를 낮추기 위해 우리 정부가 나서 줄 것을 요구할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을 중단시키는 방향으로 노력 할 테니 한국은 미국의 독자적 강경정책을 무마시키는데 나서라는 이야기도 나 올 수 있다.

우다웨이 특별 대표가 방한 기간 정부 인사 접촉에 그치지 않고 대선 유력 후보자 및 후보 관계자들의 면담에 치중하고 있다.

이는 미래 정권을 통해 사드 배치 전면 백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개입 없이 한국과 해결함으로서 미국이 사드 문제와 관련해 대북 선제 타격,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전술핵 한반도 배치를 포함해서 모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대북 독자행동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한다. 미 언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 검토보고서에는 주한미군 전술핵무기 재배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제거 등을 추진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북한이 그동안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조치를 무시해가며 끊임없이 핵·미사일 도발 수위를 높여 왔기 때문이다. 중국도 북한 태도를 바꿀 영향력을 지녔으면서도 도발을 방관한 책임이다.

한반도 정세는 날로 긴박히 돌아가고 있다. 북한은 이달 중 6차 핵실험이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이에 맞서 칼빈슨 항공모함 전단을 한반도 인근 서태평양 해역으로 이동시켰다. 북한과 중국에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때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에 나서면 트럼프 정부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전방위 대북 경제·금융제재부터 무력시위까지 포함해 단계적으로 수위를 높여 나갈 것이다.

대통령이 탄핵되고 이어 구속, 대통령 선거 등 국내 문제도 급박하게 돌아가지만 우리의 안보위기 대응태세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미중 정상회담 의제 중 북핵 문제가 주요 의제인데도 불구하고 당사자인 한국이 배제된 상태에서 논의가 이뤄지는 사태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

아무리 대통령 궐위 상태라지만 최근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논의가 당사자인 우리가 배제된 채 강대국 중심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 등을 조기에 파악해 우리 입장을 반영하려면 외교력을 고도로 발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