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포비아'에 공청기 판매 '훨훨'… 초고가제품도 인기
'미세먼지 포비아'에 공청기 판매 '훨훨'… 초고가제품도 인기
  • 신민우 기자
  • 승인 2017.04.1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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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0만대 수준 공기청정기 시장, 올해 140만대 규모로 성장"
초미세먼지 걸러주는 프리미엄 제품도 판매량 늘어
▲ 삼성전자 직원이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서 초미세 공기청정기 '블루스카이'를 생산하고 있다. '블루스카이'는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감에 수요가 늘자 1분기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배 늘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4월에 이르러 공기청정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배에 이른다.

온라인 쇼핑 사이트 11번가는 지난달 공기청정기 판매액이 전년 동기 240% 늘었다고 밝혔다. 올해 1~3월로 본다면 166% 증가했다.

롯데하이마트 1분기 공기청정기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 많아졌다.

급격한 수요 증가에 공기청정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실제 위닉스 사의 13~15평형 제품은 400여개 롯데하이마트 전국 매장에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삼성전자는 초미세 공기청정기 '블루스카이' 판매가 돌풍을 일으키자 광주 생산 라인 주말 가동에 나섰다. 올 1분기 삼성전자 광주공장의 공기청정기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2배 가량 늘었다.

LG전자 역시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 출시 후 지난해 12월부터 경남 창원의 공기청정기 생산라인을 풀 가동하고 있다. 올해 월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늘자 직원들은 주말에도 특근에 나서고 있다.

박태훈 롯데하이마트 바이어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기청정기를 찾는 소비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물량이 부족한 상태"라며 "서울 기준으로 인기 제품을 지금 예약 구매하면 5~7일 후에나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일각에서는 '미세먼지 포비아'로 인한 '씁쓸한 특수'라고 분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2013년 10월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 2014년 한해 미세먼지로 인해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한 사람이 700만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10μm(마이크로미터) 이하 먼지를 미세먼지라고 부른다. 머리카락 8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작은 초미세먼지는 2.5μm 수준이다. 

공기청정기에 주로 탑재되는 헤파필터는 0.3μm의 입자에 대해 약 99.97% 포집율을 가진다. 일반적인 공기청정기가 0.001㎛의 극초미세먼지를 제대로 거를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이 같은 먼지까지 포집할 수 있는 고급 제품도 인기다.

기능성 필터를 탑재했다고 알려진 프리미엄 공기청정기 '아이큐에어', '다이슨'의 올해 1~3월 매출은 보급형과 비교해 전년동기 대비 50%, 63% 증가했다.

심지어 620만원대의 초고가 독일 브랜드 '나노드론'의 제품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주문량이 30% 이상 늘었다.

윤지원 롯데백화점 가전바이어는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계속되면서 당분간 공기청정기의 인기도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2014년 50만대 수준이었던 공기청정기 시장은 올해 14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는 한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매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아일보] 신민우 기자 ronofsmw@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