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저축은행의 ‘메기 효과’를 기대하며
[기자수첩] 저축은행의 ‘메기 효과’를 기대하며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4.0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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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과 관련해 “1년 정도 지나야 위상이 정리될 것”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금리 경쟁은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단언했다.

김 행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인터넷전문은행 1호인 케이뱅크가 출범 3일만에 신설 계좌 10만개를 돌파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지나친 자신감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김 행장의 발언에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고개를 끄덕일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에게 인터넷전문은행은 경쟁 상대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대상 고객이 다르다. 시중은행들이 주로 1~3등급 신용자들을 대상으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이 주력하는 중금리대출은 주로 4∼5등급의 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의 가장 큰 장점인 비대면 서비스 또한 미리 강화해 놓은 상황이다.

긴장해야할 것은 저축은행이다. 대상 고객층이 겹칠뿐더러, 중금리대출의 금리도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24시간 365일 언제 어디서든 가능한 금융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김도진 기업은행장 또한 “신용등급이 높은 (1~3등급) 고객들은 기존대로 은행과 거래하고 그 아래 4~6등급 고객이 저축은행 등에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말처럼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권의 ‘혁신’을 불러올 수 있을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하지만, 저축은행업계의 ‘메기 효과’는 당장 기대해 볼 만한 상황이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저축은행들의 건전한 경쟁이 이들의 전체적인 수준을 함께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