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洪이 청년들에게 보낸 꼰대 메시지
[기자수첩] 洪이 청년들에게 보낸 꼰대 메시지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4.09 18: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뜻밖의 ‘꼰대 논란’에 휩싸였다.

홍 후보는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대 청년들에 대한 저의 지지도가 낮은 것은 꼰대이미지 때문일 것”이라며 “한국당에 대한 선입견도 있다”면서 자체분석 결과를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저는 흙수저 출신으로 무학인 아버지와 문맹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고학으로 학교를 다녔고 유산 1원도 받지 않았다”며 “독고다이로 검사, 국회의원, 집권당 원내대표, 당대표, 경남지사, 보수본당 대통령 후보까지 된 사람”이라며 자신의 성공신화(?)를 줄줄이 열거했다.

그러면서 홍 후보는 “그래서 자신있게 이 땅의 청년들에게 한마디 한다”며 반말을 날렸다.

“야들아 내가 너희들의 롤모델이다. 그런데 왜 나를 싫어하냐?”고.

이를 두고 많은 이들이 홍 후보의 ‘논리적 오류’와 예의없는 태도를 지적하고 있다.

논리적인 오류를 지적하는 의견은 이렇다.

본인이 흙수저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것과 청년들에게 꼰대로 비춰지는 게 무슨 연관이냐는 것.

즉, 흙수저의 성공신화가 꼰대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자수성가한 사람은 반드시 롤모델로 삼아야 한다? 이 역시 아니다.

결국 홍 후보의 이 같은 존중 없는 반말 주장은 ‘내가 이렇게 성공했고 이렇게 큰 사람이야. 그러니 내 말 잘들어’라는 식의 전형적인 꼰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밖에는 되지 않는다.

홍 후보는 “젊은이들이 저를 꼰대라 싫어하는 줄 안다”고 했지만 꼰대는 자신이 꼰대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마치 홍 후보가 마지막에 “그런데 왜 나를 싫어하냐?”고 반문하는 것처럼.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