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방전 보다 정책 대결로 나서라
[사설] 비방전 보다 정책 대결로 나서라
  • 신아일보
  • 승인 2017.04.0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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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각 당 후보가 확정되면서 후보자와 정당이 정책 대결 보다는 유권자에 쉽게 다가 가수 있는 네거티브 선거 전략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비방전은 도를 넘고 있다. 후보 검증 차원을 넘어 치졸한 비방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싶다. 문 후보와 안 후보 간 공방은 대통령을 뽑자는 것인지 흠집 내기 경쟁하자는 것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에게 차떼기 선거인단 동원, 사드 말 바꾸기, 포스코 이사회의장 시절 포스코 부실화 책임이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안 후보 측도 문 후보의 아들 취업 특혜 및 노무현 전 대통령 사돈의 음주교통사고 은폐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런 네거티브 공세가 유권자에게 빨리 각인 시킬 수 있을지 몰라도 표로 연결된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물론 후보들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당연히 시비를 가려야 할 것이다.

유권자들도 검증의 근거를 다양하게 제공받아야 한다. 그런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마구잡이 헐뜯기는 문제가 있다.

차기 대통령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들의 정책은 누구의 공약보다 구현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각 당에서 발표한 정책들이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거의 매주 공약을 발표해 왔지만, ‘전두환 표창장’만큼 주목을 끌지 못했다.

안 후보의 ‘학제 개편’ 정책은 과거 어느 대선에서도 이슈가 된 적이 없는 신선한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지금 관심의 대상은 이런 정책보다 후보 간 비방이 더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문·안 후보 간 네거티브 경쟁은 양강 구도를 형성하면서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이러니 후보의 말실수를 막는 게 캠프마다 가장 중요한 선거 전략이 되고 있다.

문 후보 캠프는 정책 공약 제시보다 ‘메시지 관리’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사안마다 어떤 ‘말’을 내놓을지. 더 열정을 쏟아 붇고 있다.

이번 대선은 다른 어느 선거보다 의미가 있다. 후보자 정책 철학과 도덕성, 자질을 갖추지 못할 경우 얼마나 국가와 국민이 힘들어 진다는 것을 이미 알 고 있다.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나라를 이끌 만한 도덕성을 갖췄는지 밀도 높은 검증이 요구된다. 따라서 안 후보 도덕성과 수권능력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도 이뤄져야 한다.

또 문 후보도 오래 전 제기됐던 문제라며 회피할 게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적극 해명해야 한다.

대선에 임하는 후보자들의 리더십과 정책 대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표심을 환기시킬 정책 비전만 말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이다.

그렇지만 과거 사소한 약점까지 모두 끄집어내 거친 언어로 헐뜯는 행태는 피해야겠지만 정당한 검증은 따라야 한다. 비방전이 거세질수록 정작 중요한 정책역량에 대한 검증이 소홀해질 수 있다.

다음 정부는 한 달 뒤 인수절차도 없이 곧장 출범한다. 누가 당선되든 여소야대 대통령을 피하기 어렵다. 무너진 국정을 바로 세워야 하기에 어느 때보다 ‘정책 선거’가 돼야 한다.

그런데 선거판의 현실은 자꾸 그 반대로 가고 있다. 이번 대선은 민주적인 절차로 대통령을 파면시킨 결과로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책 검증 시간도 모자란 판에 네거티브라는 구태에 몰두해서는 민주적인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당선과 동시에 국정을 맡으면 외교 안보와 민생 현안을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지 대안을 제시해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