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외교·안보 공약 입장차
대선주자, 외교·안보 공약 입장차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4.0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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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대북·대미 정책… 입장차 첨예하게 갈려

▲ (신아일보DB)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선제공격 가능성 등 그 어느 때보다 한반도 안보위기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서 이번 5·9 대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각 후보도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 속에 미중, 북미 관계 변화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안보, 외교 공약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에 대한 각 당의 입장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우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경우, 탄핵 이전만 하더라도 반대 기류가 명확했지만, 집권 가능성이 커지자 미국 정부와의 관계를 고려, 찬성도 반대도 아닌 '전략적 모호성'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문 후보는 사드에 대해 "정부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외교적 마찰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히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찬반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펴다 대선 국면에 접어들어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다.

안 후보는 박근혜 정부에서 이미 한미 정부간 사드 배치에 합의한 점을 거론하며, "국가 간의 합의는 존중해야하는 것"이라고 찬성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당내 사드 반대 당론에 대해선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안 후보가 말바꾸기 비판을 감수하고서도 사드에 대한 입장을 바꾼 것을 놓고, 보수층 표심을 끌어모으기 위한 선거전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범보수진영의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사드 배치 찬성은 물론 미군의 한반도 전술 핵무기 재배치에도 적극 찬성하고 있다.

사드에 적극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대선주자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유일하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선 민주당·정의당 등 진보진영에서는 온건 유화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한국당·바른정당 범보수 진영에서는 북한에 대한 강경책을 우선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문 후보는 "한반도의 비핵화는 반드시 관철돼야 하며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또한 용납할 수 없다"며 외교적 협상을 우선시하고 있다.

안 후보는 대북 강경책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미국에만 의존하지 않는 자강안보(自强安保)론을 강조하고 있다. 남북대화 재개 문제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재를 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대화를 병행해 협상 테이블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홍 후보는 "북한이 핵 무장을 포기하지 않는 한 그 어떤 유화정책도 취할 수 없다"며 대북 강경책을 고수하고 있다.

유 후보 역시 "북핵 위협이 제거돼야만 개성공단이 재개될 수 있다"며 대북 강경책을 우선하고 있다.

심 후보는 문 후보와 함께 대북 유화책을 취하고 있다. 북핵 동결을 이끌어내는 인센티브를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미 관계에서는 각 후보 모두 '한미관계를 중시한다'는 큰 틀은 유지하면서도, 각론에서는 미묘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문 후보는 "한미동맹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기반"이라는 태도다.

또 문 후보측은 트럼프 정부가 한미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위한 협상을 요구할 경우, 국익에 기반해 꼼꼼한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는 "집권하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외교특사로 임명할 것이고 미국과 먼저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며 반 전 총장의 역할론을 내세웠다. 그는 전작권 환수 문제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홍 후보는 "한미 군사동맹은 죽고사는 문제고, 요즘 중국과의 경제통상 마찰은 먹고사는 문제"라며 "죽고사는 문제는 다른 해결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한미 군사동맹을 첫 번째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유 후보 역시 굳건한 한미군사동맹 강화를 기반으로 한 대미 외교 노선을 채택하고 있다.

심 후보는 "2020년대에는 대한민국이 전시작전권 전환으로 견고한 주권의 토대를 확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박근혜 정부에서 이뤄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는 대선주자들 모두 '파기', '원천무효'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