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연구] 시험대 오른 경영능력…실적 개선이 관건
[CEO연구] 시험대 오른 경영능력…실적 개선이 관건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4.0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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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섭 농협은행장
▲ 이경섭 농협은행장. (사진=농협은행)

올해 12월말 임기가 종료되는 이경섭 농협은행장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임기 후반부에 돌입한 이 행장은 올해 농협은행의 실적 개선에 힘을 쏟겠단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올해 초 이 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대내외 여건이 매우 심각한 것은 분명하지만, 임직원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노력한다면 2017년이 '농협은행 손익목표 달성 원년의 해'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 행장이 제시한 올해 농협은행의 순이익 목표치는 475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순익 1111억원의 4배 이상이다.

지난해 농협은행의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전년보다 25.4%(3211억원)가 증가한 1조5845억원에 달했다. 대부분 구조조정을 진행한 조선과 해운업체에 물린 금액이다.

이는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증가에도 순이익이 전년보다 40.0%(652억원) 줄어든 이유다.

이같은 상황에서 순익 늘리기는 농협은행의 가장 시급한 과제다. 지난해 시중은행들은 모두 1조원 내외의 순익을 기록했다.

'리딩뱅크' 신한은행은 지난해 1조9403억원의 순익을 달성했으며, KEB하나은행은 1조3872억원, 우리은행은 1조2613억원, KB국민은행은 9643억원의 순익을 각각 거뒀다.

순익 늘리기는 이 행장의 경영 능력 평가 또한 좌우할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 행장은 지난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따른 손실에도 농협은행의 실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하지만 취임 당시 그가 내세웠던 순익 7100억원 달성은 실패했기 때문에 올해 실적에 상당한 부담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행장의 농협은행 실적 개선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당장 대우조선해양의 유동성 위기로 농협은행의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위험노출액은 8884억원으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대우조선해양의 여신등급이 '고정이하'로 한 단계 하락할 경우 농협은행은 추가로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