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中제재 강화…북 태도 변화 없는 한 대화는 없어"
美 "北·中제재 강화…북 태도 변화 없는 한 대화는 없어"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4.0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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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해법엔 이견…"제재카드 최대한 활용"
中에 "협조 안하면 '독자방도' 마련" 경고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함께 걷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세기의 담판'으로 주목받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북한 핵을 억제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공동회견도 성명도 없었고 북핵 문제 해법은 평행선을 달린 채 마무리 돼 '맥빠진 회담'이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미국은 향후 중국이 대북압박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독자 행동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하는 한편, 중국과의 협력이 어렵다는 최종 판단이 설 경우 '독자적인 방도'를 마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 스티븐 므누신 재무,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 3명의 핵심 각료는 이날 플로리다 주(州)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첫 정상회담 결과를 공동으로 브리핑하면서 이 같은 강경한 대북정책 기조를 재천명했다.

먼저 틸러슨 장관은 "두 정상이 북한 무기프로그램 위협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서로의 약속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기로 했다"면서 "두 정상은 아울러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또 불법 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공조하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정상회담 결과 설명자료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 틸러슨 장관의 발언을 거의 똑같이 소개했다.

하지만 틸러스 장관은 '중국으로부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조치를 하겠다는 구체적인 약속을 받아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북한 문제에 관해 매우 폭넓고 종합적으로 얘기를 나눴고, 전적으로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서로의 기존 약속에 논의의 초점을 맞췄다"면서 "(다만)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논의된 패키지 합의 같은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 주석이 '북한의 핵 능력 진전이 매우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다'는 시각을 공유한 것으로 본다"면서 "두 정상은 그 문제를 논의했다. 북핵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없는 것인지 어떤 것인지 파악하기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틸러슨 장관은 그러면서도 북한에 대해 "평화적 해결이 가능해지려면, 즉 (북한과의) 어떤 대화와 논의의 기반이 마련되려면 북한의 태도가 변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또한 "북한 문제가 미국과 중국이 조율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면 독자적인 방도를 마련하겠다"고 말해, 군사행동을 포함한 강력한 독자 대북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거듭 확인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논의 여부는 밝히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북한과 중국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는 확실히 했다.

므누신 장관은 "재무부는 특히 북한을 겨냥한 여러 제재 프로그램 을 가동하고 있다"며 "대북 제재와 관련해 중국의 카운터 파트와 직접 대화해 왔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밖에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대중국 수출을 늘리고 무역적자를 축소하는 내용의 무역 불균형 시정을 위한 100일 계획 마련에 합의했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미국과 중국의 세기의 정상회담이 시리아 공습으로 인해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고 평가하거나 양 정상이 공동 기자회견도 열지 않고 별도의 공동성명조차 발표하지 않아 회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스파이서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두 정상이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회담을 했다"고 자평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